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 관련 사회적 관심 고조
건설근로자, 전체 산업 현장 절반 넘는 사망사고는 무관심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건설업 사고 사망자수는 506명으로, 전체 사고 사망자수(964명)의 52.5%를 차지했다. <사진=폴리뉴스>
▲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건설업 사고 사망자수는 506명으로, 전체 사고 사망자수(964명)의 52.5%를 차지했다.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최성모 기자] 노무현 정부시절 종합부동산세를 두고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일간지를 비롯한 언론매체들은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각종 논평을 쏟아냈다. 그리고 TV 시사 프로그램은 온통 종부세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갑론을박을 펼쳤다. 그때 한가지 의구심이 드는 일이 있었다. 신문과 TV토론을 지켜보는 사람 중에 과연 종합부동산세와 관련된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그 당시 수치까지 갈 필요는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6년 주택소유자 1300만명 중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는 27만명으로 조사됐다. 주택 소유자 중 약 6%에 해당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별반 비율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약 6%의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들로 인해 노무현 정부 때도 시끄러웠고, 그 잡음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주택소유자가 아니라면 종부세 논란은 더 소음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또 주택소유자라 하더라도 대부분이 상관이 없는 문제로 인해 미디어에서 떠들어대는 것을 들을 때 기분이 그리 상쾌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왜 온 나라가 떠들썩해야 했을까. 우리나라는 소위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사건에 관련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안타깝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기도 하고, 의술이 뛰어난 의사이기도 했다. 자신의 환자에 의해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정도라고 보고 싶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건설업 사고 사망자수는 506명으로, 전체 사고 사망자수(964명)의 52.5%를 차지했다. 건설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의 사망사고는 506명이다. 모두가 안타까운 죽음이다. 

하지만 소위 국민들은 건설현장에서의 사고사망에 대해서는 단신처리하는게 일반화됐다. 건설업체에서는 근로자의 죽음에 대해 노동자의 부주의 탓이 크다는 주장을 서슴없이 펼친다. 강북 삼성병원 의사의 죽음이 안타깝고, 재발해서는 안될 일이기는 분명하다. 하지만 너무 요란하다고 하면 냉정한 표현일지 의문을 던져본다. 

의사라는 직업은 상위 3%의 직업군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의 특성상, 의사의 사망과 재해건수가 다른 직업군보다 많다고 보기 어렵다. 고소득 직종이고, 사람을 상대하는 다른 직업보다 위험요소도 적은 편이다.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세상에 없을 리 없다. 하지만 발상은 아까운 사람이 죽었다는 식의 접근이다. 건설 근로자나 산업현장에서 사고사망을 당한 사람들의 죽음의 무게가 다를 리 없다.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26개 전문학회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회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의사가 진료를 하던 중 환자에 의해 피살된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음을 단언하며 정부, 국회, 의료계, 시민사회단체 모두가 안전한 진료환경 마련에 공동의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이번과 같은 끔찍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업자 정신일 수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이 과연 여타 다른 직업군의 현장보다 위험할지는 의문이 든다. 또 의료기관이 보안을 강화하지 못할만큼 재정적으로 어려운 곳인가라는 의구심도 든다.

올 겨울,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거리가 없어 시름하고 있다. 또 춥고, 사고 위험이 높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쉽게도 그들에게는 의료계 종사자들처럼 동업자라 불릴 수 있는 단체는 유명무실하다. 안타까운 한 의사의 죽음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우리 주위를 돌아보며, 산업현장에서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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