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다시 양당구도로 돌아갈 가능성 커, 애석한 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 폴리뉴스DB>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 폴리뉴스DB>

[편집자주] ‘폴리뉴스’의 ‘김능구의 정국진단’ 정국인터뷰는 종합적 심층 인터뷰로 발행인이 진행하는 인터뷰이며, ‘폴리 반짝인터뷰’는 정치 주요 현안에 관한 이슈를 ‘포인트’로 하는 정치부 기자의 단독 인터뷰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7일 2월말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결국 ‘친박 vs 비박’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고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국민 기대 수준에 맞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구조적으로 돼 있다. 그걸 어떻게 모면하겠나”라며 “만약 중도적인 사람이 당선되더라도 어느 특정 계파가 밀어서 된다거나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이번에 나경원 원내대표도 경선에서 비교적 중도적이지만 친박쪽 사람들이 많이 밀었다는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전당대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당 대표가 누가 된들 무슨 수가 날까. 대표 혼자 일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한국당의 구성, 내용을 봐라. 뭘 할 수 있겠나”라며 “기본적으로 누가 당 대표가 돼도 신통한 꼴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이와 함께 보수진영에서 거론되고 있는 보수대통합론에 대해 “한국 정당사의 구조적 특징이 위기와 통합이다. 계속 반복됐다”며 “지금 보수진영이 갈라져서 위기이기 때문에 통합 움직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이 수적으로 많아졌다고 신뢰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의원 등 한국당 출신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당이 대표가 새로 선출돼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서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한국당에 복당, 올 수 있는 명분이나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다시 합칠 가능성이 많지 않나 그렇게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총선을 앞두고 원심력이 세게 작용할 것 아닌가. 그러면 거대 양당 구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참 어떻게 보면 애석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당 2월 전대 결국 ‘친박 vs 비박’ 대결로 치러질 것”

-자유한국당이 2월말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대에서도 친박과 비박의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한국당 대표가 누가 된들 무슨 수가 날까. 대표 혼자 일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한국당의 구성, 내용을 봐라. 뭘 할 수 있겠나. 친박과 비박으로 구조적으로 돼 있다. 어떻게 모면하겠나. 겉으로야 뭐라고 이야기하든 자기들은 아니라고 하겠지. 본질적으로 (계파 대립) 그것을 벗어나서 되겠나.

-결국 이번 전당대회도 계파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겠지. 만약 중도적인 사람이 당선되더라도 어느 특정 계파가 밀어서 된다거나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겠나. 이번에 나경원 원내대표도 경선에서 비교적 중도적이지만 친박쪽 사람들이 많이 밀었다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전당대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누가 당 대표가 돼도 신통한 꼴 보기 어려울 것이다. 대표 혼자 뭘 할 수 있나. 단일지도체제로 갈 것인지 집단지도체제로 갈 것인지 논의가 있는데 제도라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 그중에 뭘로 간들 제대로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자질에 달린 것이다.

“한국당, 국민 기대 수준의 변화 못할 것”

-한국당의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것인가.
전당대회 이후 아주 변화가 없지는 않겠으나 지금 정치 상황이 요구하는 수준의 변화,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의 변화는 못할 것이다. 총선 공천 때는 어찌될지 모르겠다. 지금 예측하기 어려운데, 야당이라는 것이 총선 때 사람을 욕심 같이 못 바꾼다. 당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수라도 국민들에게 의미있는 혁신이나 변화를 보여주면 국민이 신뢰를 다시 보여줄 수 있겠지. 그러나 그게 가능하겠나.

“한국 정당사 위기와 통합 계속 반복”
“보수대통합, 수적인 통합 무슨 의미가 있나”

-한국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보수가 궤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진영에서는 위기감이 형성되면서 보수대통합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해방 이후 70년 동안 정치사를 보면 수도 없는 정당들이 있다가 없어졌는데 다 패턴이 있다. 갈라져서 위기가 오면 반드시 통합의 움직임이 있었다. 정당 정치를 연구하는 학자분 중에는 위기와 통합이라는 게 구조적 특징이라는 분도 있다. 한국 정당사의 구조적 특징이 위기와 통합이다. 계속 반복됐다. 지금 보수진영이 갈라져서 위기다. 그러니까 통합 움직임이 생기는 것이다. 과거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단순히 수적인 통합이라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국민이 얼마나 신뢰를 해줄까. 수적으로 많아졌다고 신뢰를 하겠나. 그런 의문은 있다.

“한국당 새 당대표 선출돼 명분 만들어지면...”
“유승민 등 한국당과 다시 합칠 가능성 커”

-한국 정당사에서 위기와 통합이 반복됐다면, 결국 바른미래당 내에 있는 유승민 의원 등 한국당 출신 의원들은 결국 한국당으로 간다고 보나. 
바른미래당이 자체적으로 생존이 어려워서 국민의당과 합했던 것 아니겠나. 그런데 또 갈라지면 또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간다. 그러면 총선 앞두고 무슨 의미가 있나. 선거에 나가면 다 떨어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총선은 하부조직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바른미래당 하부조직이 튼튼한 게 있나. 없다. 그러니까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장담할 수는 없으나 한국당이 대표가 새로 선출돼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서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한국당에 복당, 올 수 있는 명분이나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다시 합칠 가능성이 많지 않나 그렇게 본다.

-그렇게 된다면 다음 총선을 앞두고 결국 양당체제로 돌아가게 될까.
그럴 가능성이 많다. 참 어떻게 보면 애석한 일이다. 모처럼 국민이 다당제를 만들어준 것이다. 운영해보니까 좋은 점도 있다. 흔히 한국당에 계신 분들은 대통령제에 다당제가 안 맞고 양당제가 맞다가 주장한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제를 쭉 가져왔고 양당체제도 쭉 내려왔는데 대통령 책임제하에서 양당체제가 제대로 기능을 한 일이 있었나. 없었다. 맨날 극한 대결을 해서 국회가 마비되고 그랬다. 그런데 무슨 양당제가 대통령제에 맞나. 논리가 성립이 안된다. 역사가 증명하는데 중간에 제3당이 있어서 여야 거대정당이 극한 대결을 못하게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당제를 대통령제에 맞지 않다고 반대할 것은 아니다. 운영만 잘하면 얼마든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 그러면 총선 앞두고 원심력이 세게 작용할 것 아닌가. 그러면 또 거대 양당 구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거대정당 시간 끌다 결국 ‘연동형 비례 도입’ 못하게 될 것”

-소수 야3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실현 가능할까. 
거대 정당이 들어줄리 없다고 본다. 아마도 처음부터 안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명분이 있어야 하니까. 또 국민들에게 비판 받으면 안되니까.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 것이니까 두 거대 정당이 좀처럼 타협을 안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시간을 끌겠지. 그러다 총선이 다가오면 어차피 현실적으로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 그런 식으로 결말이 날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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