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양호·병원 후송…경찰 “안정 취하는 차원, 어제 기자회견 이후 행적 몰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3일 과학수사대원들이 신 전 사무관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3일 과학수사대원들이 신 전 사무관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청와대가 KT&G 사장 인사에 압력을 넣고 세수가 충분한 데도 정치적 판단에 따라 나라 빚을 고의로 늘리려 했다는 신재민(32·행정고시 57회) 전 기재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반나절 만에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 20분 경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신고가 그의 대학 선배 A씨로부터 접수돼 경찰이 긴급히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이날 오전 7시에 신 전 사무관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이 담긴 예약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은 신고 직후 신 전 사무관의 거주지인 관악구 신림동 소재 고시원을 수색해 3장짜리 유서와 휴대전화(친구 명의)를 발견했으며, 여성청소년 수사팀과 강력팀을 투입해 고시원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그의 동선을 추적해 나갔다.

그러던 중 오전 11시 19분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글의 제목은 ‘마지막 글입니다’로 작성자는 ‘신재민2’였다. 해당 글에는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지만 그래도 전 잘한 것 같다”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되길 바란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글쓴이는 또한 “그냥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라며 자신이 현재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고 적었다.

경찰은 이후 오후 12시 40분쯤 관악구에 있는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의 생명엔 지장이 없다”며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으로 일단 안정을 취하게 하려고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사무관의 모텔 투숙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전날 기자회견 이후 행적도 알 수 없다”며 “어제 행적을 조사하면 사찰이고, 이제 형사사건도 아니므로 더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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