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내년 1월 8일 총파업 돌입 “그 전에 사측 생각 바꿔야 합의”

국민은행 총파업 결의대회.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 국민은행 총파업 결의대회.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KB국민은행이 내년 1월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 19년 만이다. 양측은 점심시간 보장, 정규직 전환, 미승진자 임금 동결 폐지, 성과급 지급 등에서 이견을 보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조합원 1만4343명 중 1만1990명이 참여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1만1511명(96.01%)이 찬성표를 던져 쟁의행위가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찬반투표 가결 조건은 재적 조합원 50% 이상 찬성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내년 1월 7일 파업 전야제를 개최한 뒤 8일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업 예정일 전에 사측이 새로운 안을 제시하여 노사 타협을 이끌어내지 않는 한 총파업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는 “1월 7일 전에 사측이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교섭에 응한다면 극적인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 돌입은 19년 만의 일이다.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했던 2000년에 파업 한 사례가 있다.

앞서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9월 18일부터 12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2차례에 걸친 조정회의에서도 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양측은 현재 점심시간 1시간 보장,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출퇴근 기록시스템 설치, 신입 행원 페이밴드 폐지, 시간외 수당 지급, 성과급 지급, 만 55세인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등의 안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조가 강하게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직급 승진을 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동결하는 제도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신입 행원에 대해 페이밴드를 적용 중이며, 이를 전 직급으로 확대하고 싶어 한다.

국민은행은 페이밴드가 직원들의 승진 유인을 극대화해 경쟁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조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제도 중 하나이며 국민은행이 지점 수를 줄여가고 있어서 직급 승진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성과급 지급 기준도 노사의 갈등 요소다.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기존 이익 배분 원칙에 따라 통상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내부적으로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를 거절했다.

사측은 이에 더해 노조에게 성과급 지급 기준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0%’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지난 10년간 ROE가 10%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사측이 원하는 대로) 기준을 바꾸면 성과급을 받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고 반발 중이다.

점심시간 1시간 보장의 경우 노조는 산별교섭 합의안에 1시간을 PC오프제(업무시간 종료 후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제도)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1시간을 30분씩 분할 사용할 것을 원하고 있다. 식사에 30분을 쓰고 나머지 30분은 다른 시간대에 쉬는 식이다.

한편 노조는 이달 말 대구와 부산, 대전, 서울에서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내년 1월 3일 광주에서도 집회를 연다.

전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5000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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