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 11월 8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내년 1월 설립될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했다. <사진=우리은행>
▲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 11월 8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내년 1월 설립될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했다. <사진=우리은행>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1899년 고종황제는 한국 최초의 순수 민족자본 은행을 설립했다. ‘하늘 아래 첫째가는 은행’이란 뜻을 가진 대한천일은행. 지금의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단연 주목받았다. 가장 큰 이유는 눈에 띄게 오른 실적이다.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1조9034억 원.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0% 상승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국내 은행 브랜드 평판 1위 달성과 해외 네트워크 기준 글로벌 은행 20위권 진입도 성과다. 설립 120주년인 내년엔 조직의 숙원이던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마친다.

그 중심에 우리금융지주 초대 회장직을 맡은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있다. 지난해 채용비리로 이광구 전 은행장이 사퇴하는 위기 속에서 신임 은행장이 된 그는 취임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손 은행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식에서 7대 경영과제를 공표했다. 글로벌네트워크 확대, 디지털금융 혁신기반 구축, 생산적·포용적 금융 선도,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 소통과 화합 행보, 인사제도 혁신, 지주사전환 본격 착수 등이다. 그리고 지난 7월 7가지 과제가 조기 달성됐다.

손 은행장이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건 글로벌네트워크 확대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캄보디아에 106개 지점을 보유한 자산 규모 2200억 원의 현지 금융사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하고 ‘WB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424개에 달하며,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해외 네트워크 기준 글로벌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금융 혁신기반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도 있었다. 손 은행장은 취임 후 기존 영업지원부문 소속의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국내부문에 전진 배치하고,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은행 내·외부 데이터 통합 관리와 데이터 활용 마케팅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 센터’도 신설했다. 또한 차세대정보통신기술(ICT)구축단과 ICT지원센터를 ‘IT그룹’으로 통합 재편했다. 정보보호단은 ‘정보보호그룹’으로 격상했다.

지난 9월엔 생산적 금융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로 신용보증기금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산하에 사회공헌부를 신설해 포용적 금융에도 힘썼다.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 과제 달성은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는 실적으로 증명했다. 손 은행장은 지난 3월부터 4500㎞를 이동하며 46개 모든 영업본부를 직접 방문, 1000여 명의 직원을 격려하는 소통과 화합 행보도 보여줬다.

인사제도 혁신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손 은행장이 직접 은행 내 특별방송을 통해 4대 기본 인사원칙을 밝히는 것으로 첫발을 뗐다. 인사원칙은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이다.

조직의 숙원이던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은 내년 1월 완료된다. 앞서 지난 11월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승인한 바 있다. 지주사 회장은 손 은행장이 맡는다. 추후 탄생할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 회사, 1개 증손회사(우리카드 해외 자회사)를 지배하게 된다.

손 은행장은 지주사 출범 이후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인수·합병(M&A)을 우선 추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금융 그룹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동남아에서도 자산운용, 할부금융 등을 인수해 해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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