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법인 10년 유지하고, 제3국 연구개발 물량도 끌어오기로”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18일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에 찬성으로 선회했다. 사진은 이동걸 산은 회장. <사진=연합뉴스>
▲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18일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에 찬성으로 선회했다. 사진은 이동걸 산은 회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에 대해 찬성으로 돌아섰다. 한국GM과 신설 연구개발 법인을 중점연구개발 거점으로 지정하고 최소 10년 간 유지하겠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동조합은 산은이 밀실협상을 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8일 GM과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분리 문제에 대해 합의를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산은은 GM의 일방적인 법인분리 강행에 반발해 서울고등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었다. 이후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한국GM 법인분리는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산은은 GM으로부터 법인분리 사업계획서를 제출받고, 외부 용역기관의 검토를 거친 뒤 법인분리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산은에 따르면 외부 용역기관에서 실행한 법인분리 타당성 검토 결과 한국GM의 기존법인(생산법인)과 신설법인(연구개발법인) 모두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가치 증가 및 부채비율 개선을 통한 경영안정성 강화 등의 효과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밖에도 산은이 법인분리 관련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수단에 제한이 있고, 국내외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산은의 이번 찬성 입장 발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이날 한국GM 연구개발 법인분리에 찬성하는 대신 GM과 맺은 합의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우선 GM은 신설하는 연구개발 법인을 준중형 SUV·CUV 거점으로 지정해 다른 나라의 물량을 끌어오기로 했다. 또한 해당 법인을 한국에서 최소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합의문에는 ‘10년 이상의 지속 가능성’이나 ‘SUV·CUV 추가 R&D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이 회장은 “GM의 요청으로 (어느 나라에서 어느 정도의 물량을 끌어오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국내 업체의) 부품 공급량이 증가하고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날 오전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 법인분리를 의결했다. 그동안 법인분리 효과에 대한 한국GM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온 산은도 임시주총에서 법인분리 사업계약서 검토 결과와 GM과의 합의문을 토대로 법인분리 찬성표를 던졌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가처분 신청도 취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산은은 한국GM 노동조합에 대한 고발도 함께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은은 법인분리가 이루어지더라도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 등 두 법인에 대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한편 한국GM 노동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노조는 철저하게 배제된 채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 간 밀실협상이 이뤄진 것”이라며 “기습 주주총회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30만 노동자 고용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안했던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사협약체결’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던 정부와 여당, GM 자본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한국GM 노조는 그동안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분리가 제2의 공장폐쇄 또는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한국GM의 법인분리 계획엔 추후 한국시장 철수 시 생산 공장은 없애고 연구개발법인만 유지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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