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직원들을 상대로 폭행·엽기행각을 일삼아 구속 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검찰과 경찰을 대상으로 로비를 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뉴스타파와 진실탐사 그룹 '셜록', 프레시안 공동 취재팀은 양 회장이 2015년 초 부하직원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검찰에 금품을 제공했다고 밝힌 정황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회장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실제 소유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가 유명 콘텐츠 회사인 A사와 저작권법 위반 문제로 송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에 2000만원을 제공했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5000만원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부하직원에게 알렸다.
 
뉴스타파 등은 당시 양 회장이 이와는 별개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지 2년가량 지난 때여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양 회장은 A사와 송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위디스크 대표이사와 법인만 기소돼 벌금형이 선고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양 회장이 검·경을 대상으로 기프트카드나 웹하드 포인트를 제공한 의혹도 있다고 보도했다.

양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및 직원 도·감청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이번 보도로 불거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앞서 직원들을 상대로 한 폭행과 엽기행각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산 양 회장은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지난달 24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양 회장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웹하드 제국과 검은돈의 비밀'이라는 부제로 양진호 회장에 대해 다시 추적했다.

2천 억대 자산가이자 웹하드 업계의 큰 손인 양진호는 지난달 9일 직원 폭행, 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통, 마약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제작진이 밝힌 그의 행각은 상상도 못할만큼 충격적이었다.

양 회장은 연수원에서 직원들의 워크숍에서 동물 학대도 지시했다. 일본도와 활을 가지고 닭을 활로 쏘고 칼로 베었다. 또한 그는 비비탄 총으로 직원들을 향해 총쏘기를 즐겼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했다.

그는 직원들의 머리를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염색을 하게 하고, 회식 자리에서 고추냉이 같은 것을 억지로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또한 대마 흡연까지 종용했다.

그의 폭행은 직원을 향한 것만이 아니었다. 양 회장은 자신의 동생과 계열사 직원들과 함께 김준호 교수를 집단 폭행했다. 아내의 대학 동창이었던 김 교수가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 불륜의 증거라며 폭행을 가했던 것. 특히 양 회장은 그에게 가래침을 먹고 구두를 핥으라고 지시했고 가족들의 모든 신상을 적으라고 했다. 양 회장은 "12월 안에 자살해라. 그것만이 네 가족들이 살 수 있는 길이다"라고 협박까지 했다.

한 공익제보자는 "경찰의 압수수색 전날 압수수색이 들어온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수색 이후에도 수사 과정에서 큰일 없이 잘 정리가 될 것 같다는 정보도 돌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흔한 일이었다.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양진호는 자신의 구속되지 않도록 법률 변호에 100억 원을 모두 써도 좋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위디스크의 법률 변호를 여러 번 했던 전관 변호사 최유정은 100억 원의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실제로 양 회장과 관련된 많은 소송에서 승리했다. 특히 양 회장의 이혼 소송에서는 이혼의 귀책사유가 있는 양진호가 승리하는 모양새로 마무리가 되어 눈길을 끌었다. 자산이 엄청난 그는 아내로부터 양육비까지 받고 있었다.

이에 김재련 변호사는 "다른 사건과 비교했을 때 소송 결과가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검경은 현재 이번 사건의 핵심인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 보완 수사를 하고 있으며 마치는 대로 별도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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