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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기업 총수일가, 지배력·사익추구 늘어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집단 14개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 부결된 적 없어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대기업집단의 경영 책임성과 투명성 확보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수일가가 지배력과 관련된 회사에 직접 이사로 등재된 비율이 높았으며, 총수 2·3세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및 사각지대회사에 집중적으로 이사로 등재됐다.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100%에 달하는 이사회 안건 원안 가결 비율 등으로 실제 작동은 형식적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또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소수주주의 발언권은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2018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분석 대상은 올해 기업집단 현황 공시 대상인 60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에서 신규 지정집단 3개와 농협을 제외한 5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1884개 회사다.

총수일가의 지배력·사익추구 심해

총수가 있는 49개 집단의 소속회사 1774개 중 총수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21.8%(386개 사)였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8.7%(155개 사)였다. 최근 4년간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변동이 없었지만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비율은 2015년 18.4%에서 2018년 15.8%로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연속 분석 대상인 21개 집단을 기준으로 보면,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1년 전보다 1.5%p 감소한 15.8%다. 총수 본인이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0.3%p 증가했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셀트리온(88.9%), KCC(82.4%), 부영(79.2%), SM(72.3%), 세아(66.7%) 순으로 높았고, 미래에셋(0.0%), DB(0.0%), 한화(1.3%), 삼성(3.2%), 태광(4.2%) 순으로 낮았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집단은 14개로(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씨제이, 대림, 미래에셋, 효성, 태광, 이랜드, DB, 동국제강, 하이트진로, 한솔) 이 중 8개는 총수 2·3세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386개 사는 주력회사(46.7%),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86.4%),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65.4%) 및 사각지대 회사(27.9%)에 집중돼 있었다. 이는 전체 회사에서의 이사등재 비율(21.8%) 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특히 총수 2·3세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97개 사) 중 75.3%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52개) 및 사각지대 회사(21개 사)였다.

공익법인 152개 중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공익법인(59개)의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은 78.0%였다. 반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공익법인(93개)의 등재 비율은 39.8%에 불과했다.

원안 가결률 99.57%…사외이사는 구색 맞추기?

56개 대기업집단 소속 253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787명으로 전체 이사의 50.1%를 차지했다. 253개 상장회사가 관련법에 따라 선임해야 하는 사외이사는 703명인데, 84명을 초과해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5.3%였다. 하지만 최근 1년 간(지난해 5월∼올해 4월) 이사회 안건 5984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0.43%인 26건에 불과했다. 99.57%가 원안대로 통과된 것이다. 특히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안건 810건 중 부결된 안건은 한 건도 없었다. 단 2건이 수정 또는 조건부 가결됐다.

이들 상장사는 법상 최소 기준을 상회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었다. 상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내부거래위원회는 2014년 23.1%에서 2018년 35.6%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 스스로 내부 통제장치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역시 형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1년간 상장사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1501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8건(보류 1건, 수정의결 6건, 부결 1건)에 불과했다. 내부거래위원회 안건은 100% 원안가결됐다.

공정위가 이사회나 위원회 안건 중 대규모 내부거래 안건 295건을 분석한 결과,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안건 279건 중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안건이 81.7%나 됐으며, 시장가격 검토·대안비교 및 법적쟁점 등 거래 관련 검토사항이 별도로 기재되지 않은 안건도 187건으로 63.4%에 달했다.

소수주주권 작동은 아직 미약

집중투표제는 253개 상장사 중 4.4%인 11개 사가 도입했으나, 이 방식으로 의결권이 행사된 경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 건도 없었다. 서면투표제는 8.3%인 21개 사가 도입했으며, 의결권이 행사된 경우는 5.1%(13개 사)에 불과했다. 전자투표제는 25.7%인 65개사가 도입했는데, 이 방식으로 의결권이 행사된 경우는 22.1%(56개 사)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사(1984개 사)와 비교할 경우 기업집단 소속 상장회사가 오히려 집중·서면·전자투표제 도입률이 낮았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집단의 지주회사의 경우 일반집단의 대표회사보다 집중·서면투표제의 도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 보호를 위해 소수주주에게 인정된 특별한 권리인 소수주주권 행사는 최근 1년 간 14차례 행사됐다. 회계장부 열람권 3건, 주주제안권 8건, 실질주주명부 열람청구권 1건, 주주총회 소집청구 2건이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는 증가했다. 최근 1년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대기업집단 소속 211개 상장사의 주주총회(안건 총 1362건)에 참여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있는 주식 대비 행사한 의결권 비율은 73.8%로 찬성은 89.7%, 반대는 10.3%였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분석 대상인 26개 집단을 비교하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비율은 71.5%에서 올해 77.9%로, 반대 비율은 5.8%에서 9.5%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해외와 국내 기관투자자의 반대 비율 차이도 작년 5.1%p에서 올해 0.4%p로 크게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집단의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해 시장 감시기능을 활성화하고 자율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율 기자

자동차, 조선, 철강, 항공 등 우리나라의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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