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해찬 대표 발언, 친딘중 부총리 말에 동감 뜻 전한 것”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의 교류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 돼 야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의 교류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 돼 야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권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한·베트남 교류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야권은 이 대표의 발언 다음 날인 4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정신 나간 망발’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여성이 ‘상품’이자, ‘기호’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집권 여당 대표라는 분의 시대착오적인 저질적 발언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할 말, 못할 말의 분간을 하지 못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부적절한 언행과 사고방식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고, 시대감성 또한 전혀 읽지 못한다면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아니라 단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구태정치인’ 그 뿐인 것”이라면서 이 대표의 정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평화당은 ‘다문화시대에 대한 몰이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은 “30 여만 가구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들을 인종과 출신국가로 나누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정치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라며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가구들이 출신국가 때문에 은연중 차별받는다면 촛불혁명으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출신 여부를 막론하고 다문화가정 모두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며 “더욱이 이해찬대표의 이 발언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베트남 고위관리의 면전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교상 결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평화당 역시 이 대표를 향해 “다문화가정 모두 앞에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미안함을 표명하고 정치권으로서 이에 대한 방지책을 내놓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중 대부분은 갓 스물을 넘긴 여성들로, 한국어도 배우지 못 한 채 홀로 혼인을 이유로 이국땅인 한국에 덩그러니 떨어지게 된다”며 한국에서의 베트남 여성 상황을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이해찬 대표가 지금껏 많은 이들에게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고 신념을 갖고 옳지 않은 것에 굴하지 않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한다면 고집 세고 오만한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3당의 이러한 지적에 민주당은 “야당은 말꼬리 잡기로 외교문제를 만들지 말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현근택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친딘중 부총리는 어제 접견 자리에서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친딘중 부총리가 한 말에 대하여 동감한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대변인은 “(야당의) 모질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는 것은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은 과도한 비판이자 백해무익한 정치공세일 뿐”이라며 “베트남과의 외교적 갈등을 바라는 사람은 적어도 민주당 내에 아무도 없다. 야당의 논평이 오히려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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