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2월 중순경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 2월 개최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비박간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중이던 비박계이자 김무성계로 알려진 TK 출신 강석호 의원이 같은 계열인 수도권 출신 김학용 의원에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결집하고 있다.

역시 수도권 출신이자 비박계인 김영우 의원과 막판 단일화 조율까지 이룬다면 비박계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된다. 비박계 움직임에 맞춰 친박계를 등에 업고 출마한 PK 유기준 의원과 수도권출신이자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나경원 의원의 선택도 주목된다. 나 의원 역시 출마선언과정에서 친박계의 표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지만 당선을 자신할 수 없는 처지다. 계파 갈등이 심화되면 친박 역시 대표 선수를 정해 ‘표 쏠림 현상’이 일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원내사령탑 선출을 두고 한국당의 고질적인 갈등의 진원지인 친박 비박계 세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보는 친박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비박계가 김학용 의원으로 단일화되는 데 역시 김무성 의원과 김무성계인 김성태 원내대표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한몫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친박계에서는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이 위원장직을 김성태 현 원내대표에게 물려줄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김 원내대표 입장에서 서울시 교통공사 고용세습 국정조사부터 민주노총과 청와대 갈등 등 중차대한 현안의 핵심 상임위원장을 맡아 존재감을 부각시켜 차기 당권부터 서울시장까지 직행하기위한 ‘딜’이라는 관측이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정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정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무성 의원의 경우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자신의 측근이 원내대표와 당 대표에 오른다면 정치적 환경이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21대 총선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공천 막후에서 역할을 할 수 있고 여차하면 차기 대권 주자로 나설 경우 당내 확실한 발판을 마련할 토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김성태, 김무성 의원과 함께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비박계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자신이 삼고초려해 데리고 온 전원책 변호사를 ‘해촉’한 배경이 전당대회 시기문제라기보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내쳤다는 게 정설이다.

내년 전당대회를 2월이 아닌 6월 이후로 늦춘 배경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당 대표로 내세우기위한 ‘시간벌기 아니냐’는 의심을 보냈고 이에 자극을 받은 김병준 위원장이 ‘해촉 문자’를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사실상 당내 주류로 떠오른 ‘김무성-김병준-김성태’(이하 3김) 3인방이 원내대표 선거와 당 대표 선거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를 바라보는 초재선 74명의 의원들의 시각이다. 당내 최대 다수인 초재선 의원들은 그나마 한국당내 계파색이 엷고 당의 미래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런데 특정 계파가 당내 선거를 좌지우지하고 당권을 장악해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을 좌지우지해 ‘공천 대학살’이 재현된다면 차기 대권은 고사하고 당 존폐까지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이에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3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반3김 연대’ 결성 조짐마저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이 굳게 뭉칠 경우 비박 대 친박 대결구도에 최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전당대회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보이콧’가능성도 나온다. 당 혁신이 물 건너 간 이상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재창당)’하기 위해 당 해체 주장도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최근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유력한 당권 주자로 떠올랐다. 3김에 반해 초재선 의원들의 ‘반3김연대’에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게 됐다. 한국당이 원내대표와 당권을 두고 계파색을 벗고 새롭게 태어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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