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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이슈] 거대양당에 발목 잡힌 ‘연동형 비례대표제’...野3당 공동행동 본격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 주장 민주당, ‘비례성의 무덤’ 비판 이어져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하는 한국당, “개헌과 같이 논의할 필요있어”
野3당, 영수회담·공동의총·예산연계 등 모든 방법 총 동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중심으로 한 선거제도 개혁을 놓고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거대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 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 42% 찬성, ‘연동형 비례대표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4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치권 화두로 부상한 것은 해당 선거제도가 사표를 최소화하고 각 정당 득표율이 국회 의석으로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여러 비례대표제 방식 중 독일, 뉴질랜드가 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민심 그대로’라는 표현이 적용된다. 혼합형 비례대표제로도 불리는 이 방식은 지금처럼 지역구 후보에게 1표, 정당에게 1표를 던지는 ‘1인 2표’ 투표방식을 유지하되, 전체 의석을 정당투표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간단히 말하면 의석수를 300석으로 볼 때 A당이 10% 득표를 하면 A당은 10%의석인 30석을 배정받는다. 그리고 A당이 지역구 당선자가 20명이 있다면, 그 20명은 우선 국회의원이 되고 모자라는 10명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될 경우 지금의 소선구제에서 투표수와 의원수가 일치 하지 않은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소수정당의 정치 참여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다당제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 20대 총선의 경우 총 투표수는 2436만756표 였지만 당선자 득표수는 1176만979표였다. 총 사표수가 1225만8430표로 총 투표수의 50%이상이 버려진 것이다.

▲소극적 태도 보이는 ‘거대 양당’
하지만 현행 소선거구제가 거대 양당에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과 한국당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현재 태도에 대해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최근 자신들의 공약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고 밝히면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수당이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100% 비례대표를 몰아준다는 건 아니다”라며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연동형이라는 것은 연계를 시킨다는 것일 뿐 독자적인 하나의 법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그간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공약한 것도, 대통령이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것도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을 놓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가 여야5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의 모임인 초월회와 지난 평양 방북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야기 한 바 있지만 당리당략에 빠져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제시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먼저 배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비례대표제의 원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이정미 대표는 “원래부터 민주당의 공약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였다는 이해찬 대표 해명은 매우 궁색하다”며 “전국 몇 개 권역으로 나누건, 아니면 전국을 단일 권역으로 하건 정당명부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연동성이다.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킨다는 것이 정당명부제의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비례대표 의석만 따로 뽑는 현행 병립식과 권역별 선거제도가 함께 실시된다면 현행 선거제도보다도 비례성과 대표성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13 지방선거 광역의회 선거 결과를 보게 되면 이해가 쉽다. 해당 선거에서 민주당은 50.92%의 정당득표율로 서울시의회 의석수(110석)의 92.7% 102석을 차지했다. 반면 50%를 득표한 나머지 정당은 전부 다 합쳐도 단 8석, 7%의 의석만을 얻었다. 이를 놓고 이정미 대표는 ‘비례성의 무덤’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경우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를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4일 회의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지고지선인가. 후보를 찍은 표와 정당을 찍은 표를 비교해, 후보를 찍은 표에서 많이 당선된 정당이 비례대표를 못 가져가는 것도 표의 왜곡 아니냐. 연동형 비례대표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제도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 역시 최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 권력구조와 연관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제 나라에서는 사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렇다면 우리가 개헌까지도 같이 생각하면서 정합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대통령제 국가에서 선거제도만 달랑 변화시켰을 때 이게 맞겠는가. 정합적이지 않은 제도”라며 “독일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굉장히 독특한 구조이고 제가 알고 있기로는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제도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개헌과도 같이 생각하면서 논의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내에선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사표 방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 역시 거대 양당에게 유리한 선거 방식으로 풀이되고 있다.

▲野3당 ‘선거제도 개혁’ 공동행동
결국 거대양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이번 정기국회 내 선거제도 개혁은 불투명해졌다. 

이에 야3당은 공동행동에 나섰다. 지난 25일 야당은 거대양당과 청와대를 향해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선거구제 개혁을 위한 담판회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야3당은 각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해 그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시대 최고의 정치개혁은 선거제도 개혁”이라며 “지금이 선거제도 개혁의 절체절명의 기회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더 이상 당리당략에 따라 지체되고 회피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적당히 꾸물거리며 숨기려고 하고 있고 근래에 드러났다”며 “여당은 떳떳하게 국민의 뜻인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받아들여서 우리 정치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데에 앞장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해찬 대표는 9월 19일 밤 평양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혁하면 민주당이 의석을 많이 손해 보지만, 한국사회 개혁을 위해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만일 민주당이 지금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그것은 협치의 종식 선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동영 대표는 야3당에 공동의원 총회 개최를 제안키로 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기국회 폐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어려운 만큼 야3당은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예산안 협조도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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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꾸밈없는 정확한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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