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최근 현대·기아차가 경영실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다양한 염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10년 이후 현대·기아차가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분명한 결론 하나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일류 자동차 제조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국내에는 세계 제일의 부품사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제일의 자동차 부품사를 키우지 못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 가장 큰 책임 또한 현대차에 있다고 봐야한다.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순혈주의는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의 낙후를 조장했다. 이들 부품 계열사들이 경쟁력을 강화시키기보다 그룹 주력사인 현대차나 기아차의 물량에 의존하면서 성장해 세계 일류 자동차 부품사들에게 뒤쳐졌던 것이다. 

그룹 부품계열사들이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현대모비스나 현대제철 등 최근 현대·기아차 실적이 나빠지면서 연쇄적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난관을 뚫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대파워텍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의 부품 계열사들을 그룹에서 분리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지배구조 문제가 연관돼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결국 묘수는 사자가 새끼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심정으로 일감을 일방적으로 계열사들에 몰아주지 말아야 한다. 타사와 경쟁시켜 우수한 부품을 사용할 때 현대차 또한 글로벌 메이커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현대차가 이를 실행할 용기를 가지고 있을지 더 큰 상처를 입어야 깨달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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