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황에 서로 솔직하게 의견 교환, 제재완화 조건과 상황에 대해 얘기 나눠”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제재 완화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한러 정상회담 현지 브리핑을 통해 대북 제재완화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만 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른 상응조치로 대북 제재완화를 강조했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이 보다 과감한 비핵화 조치에 나서도록 하는데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중 제재완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두 분 다 포괄적으로 제재완화에 대한 말을 나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분이 갖고 계신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고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이를 두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눴음을 시사했다.

포괄적으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제재 완화에 대해 한러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제재 완화의)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서 두 분께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제가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이 정도”라고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언급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푸틴 대통령이 그에 대해서 표현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가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러관계에 대해 “지난 6월 러시아 국빈방문이 신북방정책의 핵심파트너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격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 동방경제포럼 참석과 러시아 상원의장 방한 등 최근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문 대통령 취임 후 한-러 관계가 보다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 양 정상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협력을 위한 9개다리(9-Bridge) 분야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및 보건의료 협력 등 6월 정상회담 시 합의사항의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협력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가기로 했다.

9개다리 분야는 지난해 9월 제3차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러 중점 협력 분야다. 이는 농업, 수산업, 가스, 철도, 전력, 항만, 조선, 북극항로, 산업단지 등을 말한다. 아울러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는 △극동개발 △미래성장동력 확충 △복지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 정상은 또 지난주 한-러 지방협력포럼이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을 환영하고, 이를 통해 양국관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으며,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불, 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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