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전략회의’서 “경제성장 과정서 공정 잃어, 결과물 대기업집단 집중”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공정경제 구현과 관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대기업의 시혜적인 조치로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대기업들에게 주문했다.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한 대기업의 반발을 의식한 언급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슬로건으로 개한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정부는 국민들이 경제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경제주체들은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공정경제’를 당연한 경제질서로 인식하고 문화와 관행으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상생협력은 협력업체의 혁신성을 높여 대기업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며 “이러한 변화가 법의 제재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인 기업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관계기관에서는 경제적 약자들의 협상력을 높이는데 더욱 힘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기국회에는 공정거래법, 상법 등 공정경제관련 법안 13개가 계류 중인 것에 대해 “주주 이익 보호와 경영진 감시시스템 마련(상법), 가맹점과 대리점의 단체구성과 교섭력 강화(가맹사업법, 대리점법), 협력이익공유제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도(상생협력법), 소비자의 권익강화 등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월요일(5일)에 처음으로 열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상법 등 공정경제 관련 법안 개정에 여야정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정기국회에서 법안들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국경제 발전에 대해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러나 경제성장 과정에서 공정을 잃었다. 함께 이룬 결과물들이 대기업집단에 집중됐다. 중소기업은 함께 성장하지 못했다.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로 서민경제가 무너졌다. 성장할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됐고, 기업은 기업대로 스스로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경제’는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결과로써 성장의 과실을 정당하게 나누는 것이다. ‘공정경제’로 경제민주주의를 이루는 일은 서민과 골목상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잘살고자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잘 살아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일한만큼 보상을 받아야 혁신의지가 생긴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기업은 투명성 제고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우리는 이제 함께 잘살아야 한다.  ‘공정경제’가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기술탈추 조사시효 여낭과 조사권 강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지원, 상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 기간 10년 연장 등을 언급하며 “아직 ‘공정경제’가 제도화 되고 경제민주주의가 정착되기까지 갈 길이 멀지만,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들기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경제 전략회의’는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위, 금융위 등 6개 부처가 공동으로 ‘함께 하는 성장’을 슬로건으로 갑을문제 해소 및 상생협력 체감사례 등을 공유하고, 앞으로 공정경제가 나아갈 길을 정부와 민간이 함께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회의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성윤모 산자부 장관, 박능후 복지부 장관, 홍종학 중기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 한국경영자총연합 손경식 회장, 무역협회 김영주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박성택 회장, 중견기업연합회 강호갑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 한국소비자단체 강정화 회장이 참석했으며 기업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이마트 등 상생협력 실천 대기업 대표들이 참석하는 등 140명이 자리를 같이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영표 원내대표,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등이 민간 전문가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스튜어드십코드 전문가). 천교승 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이사장(소비자 권익 증진 기준분야 전문가), 장용성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이사장(금융소비자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1부> 공정경제와 상생협력을 위한 국민과의 대화, <2부> 공정경제와 상생협력 전략토의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는 정책을 직접 경험한 기업인들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성과와 한계,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했다.

<2부>에서는 현장의 정책고객들로부터 건의사항을 듣고, 관련부처 장관들과 격의 없이 토론함으로써 공정경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