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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이슈] 작심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정치적 위기...경제는 정치다” 이례적 발언의 근저는?

"경제 위기 동의 안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경제는 구성원들의 삶에 대한 선택...언제나 타협과 조정이 필요”


김동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작심한 듯 국회에서 ‘경제위기는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이례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정부정책 결정 구조에 대한 비판이라고 해석했지만 김 부총리는 ‘정치권 이념논쟁’을 거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 이념논쟁’을 겨냥한 김 부총리 발언은 지난달 30일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했던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이 주최한 ‘김동연 부총리 초청 경제포럼’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시작되었다. 

김동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제가 지금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김 부총리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제 관료가 현직에서 ‘정치권’을 직접 겨냥한 선례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포럼’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 역시 김 부총리의 발언에 “임기 중 경제 관료가 정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데 이례적인 것이다”라며 “마음을 비우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한 것으로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 부총리의 발언을 현 정부정책 결정 구조에 대한 비판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8일 예결위에서 “경제에서만큼은 여야 간 이념·프레임 논쟁을 벗어나 함께 과감하게 책임 있는 결정이 따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기재부 선배가 쓴 책 중 제목이 '경제는 정치다'인 것도 있다. 경제정책의 굉장히 많은 의사결정은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이해, 타협, 조정을 필수적으로 수반한다”며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정치권에서) 조정을 잘 해주십사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해명의 근저는 지난달 30일 <폴리뉴스>와 ‘상생과통일 포럼’이 주최한 ‘김동연 부총리 초청 경제포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경제포럼에서 김 부총리는 ‘두 개의 길, 한 개의 선택’이라는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경제는 정치다’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래서 “경제는 정치다”
김 부총리의 이날 기조발제는 기획재정부가 아닌 김 부총리 본인이 직접 준비했다. 포럼 시작에 앞서 김 부총리는 “오늘 발표는 기재부 공식의견과는 상관이 없으며 개인적 의견이다. 만드는 작업 역시 직접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기조발제에서 ‘2020 대선 시나리오’를 서두에 꺼냈다. 이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가 쓴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After shock)’라는 책으로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제3당 후보로 2020년 미 대선에서 당선된 마가렛 존슨이라는 가상인물의 이야기다.

책에서 마가렛 존슨이라는 가상인물은 취임 연설에서 모든 수입관세 인상, 기업의 타 국가 이전 금지, 불법 이민자 엄중 조치, 국제기구 탈퇴, 불법 이민자 엄중 조치 등을 밝힌다.

김 부총리는 “마가렛 존슨을 보면 지금의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생각난다”며 “책이 쓰여진 그 당시에는 아무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선거를 보면 경제 성장률과 실업률이 변동할 때 집권정당이 바뀌었다. 성장률과 실업률이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과학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하나의 중요한 팩트가 될 수 있겠다고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가 2020년 미국대선의 이야기를 이날 기조발제의 서두에 꺼낸 것은 경제적 요인이 정치와 밀접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현재 이집트의 상황을 통해서도 정치와 경제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이집트는 현재 미국에 비해 소득수준이 9분의 1 수준으로 극빈층이 20%에 달한다. 지난 2011년 벌어진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서 시위대는 최저임금 인상을 외쳤지만 시위대 지도자들은 그것을 나중에 미루고 정치변혁을 최우선으로 요구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는 구성원들의 삶에 대한 선택이다. 이해관계자의 가치판단이 담겨있다. 언제나 타협과 조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제는 정치”라며 강조했다. 

이날 김 부총리가 언급한 ‘경제는 정치다’는 노무현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였던 이헌재 전 부총리의 저서로 지난 2012년 발간됐다.

이헌재 전 부총리의 저서를 통해 ‘경제는 정치다’를 강조한 김 부총리는 “모 일간지 설문조사를 보면 국회와 정치권에 경제문제 책임이 있다고 가장 많이 나온다”며 정당의 상황에 따라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원격 의료, 담뱃값 인상 등 정책에 입장이 바뀌는 정치권을 지적했다.

특히 최저임금 2020년 1만원 공약과 기초연금 하위 70%, 30만원 지급 공약은 대선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사항이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 점을 들어 “현재 한국 정치에는 허황된 담론은 있는데 정책은 없다. 경제 정책에 최저임금, 통계분식용 일자리, 재벌위주 성장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반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하며 프레임 논쟁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김 부총리가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발언을 한 것은 경제와 밀접한 현재 정치의 딜레마를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것이 있다. 용의자 A와 용의자 B가 각각 부인하게 되면 1년형에 그치지만 두 용의자 모두가 자백하게 되면 A와 B모두 5년 형을 받게 된다.

이날 김 부총리가 설명한 정치의 딜레마도 마찬가지다. 甲당과 乙당이 서로 타협하게 되면 10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만 서로 반대하게 되면 5의 결과물 밖에 얻지 못하게 된다. 

현 정치 역시 최저임금·기초연금·아동수당 등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진영·이념논리에 따라 타협 없이 적절한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김 부총리는 이날 포럼을 통해 “경제에 좌, 우는 없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념을 뛰어넘는 정치력을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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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꾸밈없는 정확한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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