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180일 동안 수입 가능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장기화도 우려돼

대이란 제재 복원 발표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사진=연합뉴스>
▲ 대이란 제재 복원 발표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미국 정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2단계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한국은 예외국가 8개국에 포함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5일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 전면 복원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예외국가 포함으로 우리나라 석유화학업계는 이란산 원유를 180일 동안 제한된 물량으로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필수품인 콘덴세이트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한국-이란 교역에 활용해온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이 유지돼 비제재 품목을 이란에 계속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란과의 외환거래 금지를 위해 미국과 협의를 통해 지난 2010년 10월 도입된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은 이란중앙은행(CBI)이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양국 간 무역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이 지난 5월 대이란 제재 복원을 발표한 직후부터 정부 각급에서 전방위적으로 대응했다. 현지 주미대사관을 통해 미 행정부는 물론, 의회, 전문가 등을 광범위하게 접촉했다”며 “이번 예외국 인정은 동맹국과의 특수한 관계와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교역 상황을 고려해 미국이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기준1억4787만 배럴로 전체 원유수입의 13.2%를 차지한다. 국내에 수입하는 이란산 원유의 70% 정도는 콘덴세이트이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콘덴세이트 수입량의 54%를 차지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사들이 저렴한 이란산 원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이란산 원유 수입액은 0원을 기록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제재 시행일인 11월 5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0으로 감축할 것을 요구했기에 국내 기업들은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했다.

현재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은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등 5개사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사용하며 GS칼텍스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제재 예외국 인정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한숨 돌리긴 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미 간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는 비공개됐지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상당량 감축해야 하며, 180일이 지나면 예외국가 지위 연장을 위해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이란의 강경한 태도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장기화돼 더 강한 압박이 진행된다면 새로운 콘덴세이트 수입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등 경제·금융 제재를 전면 복원한 것은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합의 타결에 따라 이듬해 1월부터 대 이란 제재를 완화한 지 2년 10개월 만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 시절이던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감축이라는 합의 조건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지난 5월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