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5일 오후 10시 30분경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던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가족은 할머니 박모(84)씨와 박 씨의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30대 손녀로, 모두 무엇인가에 맞거나 찔려 숨져있는 것을 박 씨의 사위와 경찰이 발견했다.

박 씨의 사위는 "가족들과 불꽃축제를 함께 보려고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아 신고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할머니 박 씨와 박 씨의 아들, 며느리 등 3명은 화장실에서 발견됐고, 손녀는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머리에는 혈흔이 목에는 졸린 듯한 흔적이 발견됐다.

사건이 벌어진 집의 작은 방에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신 모(32))씨가 비닐을 머리에 쓴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도 집 안에 있었고 신씨의 차에서는 범행 당시에 사용했거나 사용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 충격기와 각종 도구와 가방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 신씨가 일가족 중 손녀인 조모(33)씨와 교제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신씨가 24일 오후 4시 12분께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큰 가방을 든 채 아파트로 들어오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신씨는 아파트 출입 카드가 있었던 듯 입구를 통해 쉽게 들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신씨 침입 당시 집에는 조씨의 아버지가 있었고 이후 1~2시간 뒤 어머니와 할머니가 귀가했다. 조씨는 약 8시간 뒤인 25일 자정께 집에 도착한다.

신씨는 이들을 살해한 뒤 조씨의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의 시신은 화장실로 옮기고 비닐, 대야 등으로 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씨는 살해한 상태로 거실에 그대로 방치했고, 조씨에게는 목을 조르고 둔기와 흉기 모두를 이용해 범행하는 등 특히 잔인하게 범행했다.

신씨는 범행 다음 날인 25일 오전 9시 50분께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신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사용한 질소가스통을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가지고 올라간 것이다.

신씨가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긴 시간을 시신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신씨가 지난해 10월경 조씨와 함께 신씨 부모님 집에서 한 달간 동거했다고 밝혔다. 조씨 가족들은 이웃들에게 신씨를 '사위'라고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이후 경남 양산에 전세방을 구해 올해 8월까지 조씨와 함께 살다가 헤어졌다.

조씨의 유가족들은 "신씨가 조씨와 헤어진 뒤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씨가 들고온 가방에서 범행에 사용된 둔기와 흉기를 포함해 56개의 물품을 확인했다. 또 범행 전 신씨가 집에서 컴퓨터로 아파트 일대 방법용 CCTV 위치를 확인하고 전기충격기 사용방법 등을 검색한 기록도 확보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헤어지면서 신씨가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떤 연유인지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시신 상태와 신 씨가 준비한 도구 등으로 볼 때 이번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통신기록과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가족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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