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 병원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 내외의 방문은 2000년 이희호 여사의 방문 이후 두 번째로 1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6년 5월 ‘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식’ 계기로 소록도를 방문한 바 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김정숙 여사 국립소록도병원 방문 브리핑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환우들의 손을 맞잡으며 “2016년에는 대통령만 오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늘 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인사했다.

소록도병원 박형철 병원장은 이곳 상황에 대해 “한센병으로 후유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 고령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며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87%로 평균연령이 75.6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의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전하며 “소록도에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오면 좋겠다. 그래야 한센병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우리 안의 경계들이 서로를 멀리 밀어놓고 서로를 섬으로 만들고 있다. 그 경계가 사라져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병동을 둘러보던 중 환우 정영숙 어르신은 젊은 시절의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있어 이를 본 김 여사는 “배우 같으시네요”라며 “흑산도가 고향이세요? 흑산도 아가씨십니다”라고 말해 환우를 비롯한 주위 사람 모두 환한 웃음을 지어내기도 했다.

김 여사는 또 부모와 생이별한 자식이 한 달에 한 번 만나 면회하는 자리이지만 도로 건너편에서 멀찍이 바라봐야만 했던 ‘수탄장’을 지나며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많았을까. 곳곳이 아픔과 고통의 기억이다”라며 “소록도가 이제 더 이상 고통의 섬이 아니라 치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땅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1916년 2월에 개원한 이래 102년 동안 한센인에 대한 진료와 조사·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500여명의 환우들이 입원진료를 받고 있다. 또한 연간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자원봉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