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은 분배정책, 다시 한번 성장으로 도약할 때”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이은재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이은재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국민이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데 그걸 누가 이기겠나”라며 “그런데 그런 일이 있겠나. 그런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차기 당권보다는 대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일축하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분위기를 보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사람의 운명을 참 모르는 게 제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나”라며 “한국정치처럼 변화무쌍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은 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 총리가 되겠다. 당 대표가 되겠다는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뭐는 꼭 보고 싶냐면 세상이 변하는 것은 보고싶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는데 힘을 보태야겠다는 것은 있다”면서 “그러나 뭐가 돼야겠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성장이 아니고 분배정책”이라며 “우리 경제가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되고 다시 한번 성장을 통해서 도약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다만 그것이 분배구조를 악화시켜서는 안되므로 성장이 앞서고 분배가 다시 따라가고, 그래서 자유시장 경제라기보다는 자율시장 경제, 시장 안에 스스로 통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체제를 만들어서 기본적으로 자율 체제를 대단히 존중하는 체제로 가는 게 우선이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김병준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김 위원장의 보수는 어떤 보수인가. 
김병준은 변한 적이 없다. 제가 무슨 보수냐라고 묻는 게 정확한 질문이다. 저 같은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시민의 자율질서, 시장 자율주의 이런 걸 중시한다. 옛날에는 박정희 대통령 성공 모델이 있고, 박정희 시기 성공이 우리에게 준 게 많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시민사회 시장이 커졌다. 다시 한번 성장을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 한동안 분배 문제에 치우쳐서 너무 성장 이야기를 안했다. 박정희 시절 때 성장 이야기를 하고 그 탄력으로 쭉 왔다. 이후 분배가 약화되니 분배 문제 이야기를 했다. 지금 정부도 분배 문제로 간다. 소득주도성장은 성장이 아니고 분배정책이다. 우리 같은 사람 생각에는 우리 경제가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되고 다시 한번 성장을 통해서 도약할 때가 됐다고 본다. 다만 그것이 분배구조를 악화시켜서는 안되므로 성장이 앞서고 분배가 다시 따라가고, 그래서 자율시장 경제, 자유시장 경제라기보다는 자율시장 경제, 시장 안에 스스로 통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체제를 만들어서 기본적으로 자율 체제를 대단히 존중하는 체제로 가는 게 우선이다. 국가의 개입을 줄이고 국가는 뭐만 하냐면 자율체제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일,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경쟁을 강화한다거나 패자 부활전을 열어주는 것들을 해야 한다. 통일, 평화, 안보는 국가가 할 영역이지만 시장은 자유와 자율 개념을 키워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서 박정희식 성장은 그때 유효했고 지금은 바뀌었다는 이야기인가.
그때는 우리 국민이 준비가 안돼 있어서 국가가 뛰었지만 지금은 국가는 오히려 느슨하고  지금은 국민이 뛰어야 한다. 선수 교체할 때가 됐다.

-김 위원장의 그런 진의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국민들 대부분 사람에 관심이 많다. 누구는 되고 안되고, 다음 누가 대권에 나오고 여기에 관심이 있다. 당이 어떤 기치를 갖고 어떤 철학을 갖고 가는지는 두 번째 문제다. 그러니까 잘 안 보인다.

-가치의 깃발에 상징이 되는 사람이 서야 하는데.
어려울 때가 기회가 된다. 이번에 조강특위위원이 된 전원책 변호사도 마찬가지고 당 윤리위원장을 하는 김영종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그분들을 제가 설득한 말은 하나밖에 없다. ‘이렇게 무너진 것을 보고 있을 것이냐’였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 당이 잘 나가고 있으면 안할 분들이다. 보수나 우파라고 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결집해서 견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 보이면 정치를 안할 분들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자신들의 현재 기득권을 포기했다. 전원책 변호사만 해도 방송 수입 포기한 것도 상당할 것이다. 자기 개인의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국회의원 나갈 사람들도 아닌데, 포기하고 돕고 있다. 이런 점에서 조금만 잘 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저는 다양성 인정 ‘자유시장’ 보수우파”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정책실장을 맡아 정책을 좌지우지했었다. 그랬던 김 위원장이 보수우파였나.
보수우파가 어떤 보수우파냐에 달렸다. 교과서도 국정화해야 한다는 식의 우파면 저는 아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자유시장쪽에 우파는 제가 맞다. 저는 오히려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고 자율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교과서 문제만 해도 어쩔 수 없이 다양성을 인정해야지 국가가 국정교과서한다고 전교조가 가만있겠나. 대안교과서 수십종을 내놓겠지.

-참여정부 시절 왼쪽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유가 많았다.
이렇게 보면 된다. 참여정부 안에도 좌파 우파가 있었다. 정책적 방향의 상당한 부분은 제가 정책실장을 맡고 난 다음부터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예를 들어 한미FTA 문제, 제주해군기지 문제, 서비스산업 육성, 심지어 영리병원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국 보수적 정책을 받아들였다고 보여지는데. 
그 안에서 양쪽 대립이 상당했다. 예를 들어 한미FTA만 하더라도 그 안에서 격돌이 얼마나 됐겠나. 결국 대통령이 하겠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서비스산업 육성 하자, 스크린쿼터 열자, 영리병원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나갔을 때는 결국은 우리 같은 사람 손을 들어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맞았다고 보나.
철학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세계사의 인식, 또 하나는 저는 자유로웠고 진보를 하는 사람들은 자유롭지 않았다. 뒤에 이런저런 지지세력과 엉켜있었다. 그런데 나는 혼자였다. 내가 노조에 메일 일도 없고 재벌에 메일 일도 없었다. 어떤 이념단체에도 메일 일이 없었다. 우리의 진보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다 네트워크돼 있어서 진보적 사고를 가진 분들은 비교적 운동단체 이익단체 시민단체와 연결돼있는 분들이 많다. 저는 자유로웠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이은재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이은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했는데, 당시 지지 세력과 정책이 어긋날 때 불행한 사태가 왔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지지 세력과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듯 하다. 지지세력이 등을 돌릴 때 그렇다고 보수가 도와주느냐. 안 도와준다. 결국 홀로되는 게 정치 생명을 단축시킨다고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 실제로 한미FTA하면서 진보 세력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떨어져나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절대로 놓치지 말고 가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노무현 대연정 제안, 불가능했지만 깊은 고민 서려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대연정을 제안했다가 지지세력의 반발을 불러왔는데.
그것도 지지세력이 이반한 큰 동기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대연정은 불가능한 것이지만 깊은 고민이 서려있었다고 생각한다.

-보수 재건도 중요하지만 나라 전체 운명에 힘을 쓸 때가 아닌가. 결국 우리 사회가 남북관계 개선이 있더라도 사회적 대타협이 되지 않으면 한걸음도 나갈 수 없는데.
그렇다. 결국 상생의 구도, 사회적 대타협이 중요한데 그게 잘 안된다. 물론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 사회 대타협을 이룬 나라들을 보면 거의 극한 점에 가서 이룬다. 스웨덴만하더라도 1930년대 중반에 실업률이 30%를 넘을 때가 돼서야 서로 타협을 이룬다. 네델란드, 독일도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때 경제가 완전히 추락하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되겠다고 할 때 했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안가고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노조와 떨어져야”
“고용세습, ‘중앙·지방정부-노조’ 부서지지 않는 철의 삼각형”

-사회적 대타협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이게 되려면 정부가 ‘노’로부터 떨어져야 한다. 정부가 나름의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 중립성 내지 심판자 역할을 해줘야하는데 지금 정부는 ‘노’와 너무 결합돼 있다. 거의 공동정권이라고 할 정도로. 이번에 고용세습을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노조가 부서질 수 없는 철의 삼각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양심적으로 안보는데 어떻게 합격률이 90%가 넘는 시험을 치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나. 박원순이라는 사람이 파렴치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양심은 있다고 본다. 합격률이 90%가 넘는 시험을 시험이라고 지금도 우긴다. 과정을 다 거쳤다고 한다. 그게 과정을 다 거친 것인가. 이것은 그만큼 노조와 결합돼 있고 꼼작할 수 없는 구조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떨어져 나와야 한다. 이것부터가 문제다.

-김 위원장께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출마는 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선에는 국민들이 원하면 나올 수 있지 않나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국민이 요구하는데 그걸 누가 이기겠나. 그런데 그런 일이 있겠나. 그런 일이 없을 것 같다. 사람의 운명을 참 모르는 게 제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나. 한국정치처럼 변화무쌍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은 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 총리가 되겠다. 당 대표가 되겠다는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뭐는 꼭 보고 싶냐면 세상이 변하는 것은 보고싶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는데 힘을 보태야겠다는 것은 있다. 그러나 뭐가 돼야겠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생각이 없다.

-혁명가 같은 생각인데.
혁명가치고는 지금 너무 곱다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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