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던 RTI 예외인정 전면 폐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8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를 열고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제도 운영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은행에게 자율적으로 맡겨놓았던 RTI 규제를 더 강화한다는 것이 요지다. <사진=금융위원회>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8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를 열고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제도 운영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은행에게 자율적으로 맡겨놓았던 RTI 규제를 더 강화한다는 것이 요지다. <사진=금융위원회>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정부가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인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규제 강화에 부담을 느낀 임대업자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9·13 부동산 대책’에 포함 된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RTI 조정을 추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가계부채 관리 점검 회의를 열고 ‘RTI제도 운영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과 관련해 올해 3월부터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RTI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해당 건물 담보 대출 이자 비용보다 얼마나 많은지 계산해 대출 심사에 적용하는 지표다. 금융위는 현재 주택의 경우 임대소득이 이자 비용의 1.25배 이상(RTI 125% 이상), 상가 등 비주택의 경우 1.5배 이상(RTI 150% 이상) 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임대사업자의 연간 대출 이자비용이 1000만 원이라면 연 임대소득이 주택의 경우 1250만 원, 비주택의 경우 1500만 원 이상이어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가 RTI 규제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부동산 시장에 흘러드는 대출 자금을 차단하려는 데 있다. 대출 총량을 관리해 부동산 투기를 잡고,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에게 규제 강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RTI 비율은 일단 현행 수준으로 유지된다. 비율을 높이면 이에 부담을 느낀 임대업자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용범 부위원장은 “RTI 비율의 추가 조정은 9·13 부동산 대책의 효과 등을 보면서 추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에는 투기지역 등 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한 임대사업자대출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하는 등의 대출 규제 방안이 담겼다.

금융위는 대신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한도를 설정하고, 이 범위에서 RTI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대출을 승인해주도록 한 예외 인정(한도 및 사유)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의 점검 결과 RTI를 운영하는 4개 은행 모두 RTI 기준 미달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예외 취급 한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거나 RTI 기준 미달인 임대사업자에게도 상당수 예외 사유를 적용해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또 RTI의 임대소득을 계산할 때 ‘추정소득’ 활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대소득은 임대차계약서에만 근거해 산정해야 한다. 다만 신규상가 분양, 신축건물 구입 등으로 임대소득을 산출할 수 없는 경우엔 엄격한 요건을 따져 추정소득 활용이 허용된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31일부터 은행권에 RTI 규제 강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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