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하며 “조만간 열리게 될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영원한 평화를 선언하게 된다면 장진호 전투의 희생이 얼마나 가치 있는 희생이었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된 제3회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식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 양국 국민들 간의 깊은 인연과 우정이 평화를 향한 동행으로 이어졌다.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전쟁 없는 한반도의 시작을 알리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용사들은 68년 전,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했다. 숭고한 희생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용사들이 남긴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한순간도 잊지 않고 있다”며 “저는 오늘, 영웅들의 영전에 ‘이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며 다시 한 번 깊이 추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진호 전투는 위대한 승리였고 수많은 피난민을 살려낸 인류애의 현장이었다. 고립된 가운데 열 배에 달하는 적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르면서, 10만여 피난민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했던 용기 있는 행군, 그것이 위대한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그리고 오늘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장진호 전투와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의 한국전쟁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하여 전몰장병 한 분 한 분의 업적을 기리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이어 “극한의 추위 속에서 수많은 전투를 이겨낸 용사들의 투혼을 미국과 한국의 전후 세대들에게 자부심으로 남길 것”이라며 “아직도 장진호 주변에 쓸쓸히 묻혀 있을 용사들도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장진호 전투에서 희생된 전사자 유해 송환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아울러 “작년 6월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워싱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옴스테드 장군님을 비롯한 참전용사, 가족들과 함께 장진호 전투의 의미를 되새겼고, 한미동맹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확인했다”며 “마땅히 해야 할 감사였음에도 미국 국민과 미 해병 전우들이 보여준 뜨거운 호응을 잊을 수 없다”고 지난해 미국 첫 방문 당시도 회고했다.

장진호 전투는 함경남도 장진군 소재 장진호 지역에서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3일 미국과 중국군 벌어진 전투다. 추운 겨울에 중공군 12만 명이 기습적으로 포위공격하면서 3만 명의 유엔군이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나오면서 많은 사상자를 기록했다.

장진호 전투에 이은 유엔군의 철수는 흥남철수작전으로 끝을 맺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친은 흥남철수 당시 유엔군 도움으로 부산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추모행사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 한미해병대사령관, 장진호전투 참전용사, 무공수훈자 회원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