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김관영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우호적 시각
지상욱·김중로·이학재 조명균 장관 참석 근거로 공개적 반발 드러내
당 지도부 “정쟁 유발 비준동의, 대통령이 직접 절차밟아야...지지결의안 당 차원 추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여실히 드러난 지난 8일 의원워크숍에서 바른미래당은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정감사를 대비하기 위해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워크숍에서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워크숍 참석을 놓고 설전을 펼쳤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참석이 문제였지만 원인은 당 지도부가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었다.

이날 손학규 대표는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제2차 북미회담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고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비핵화를 위한 정세가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한반도 완전 비핵화를 이루고 평화체제를 이루는데 국회도 기여하고 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놓고 지상욱, 김중로, 이학재 의원 등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워크숍 참석을 문제 삼으며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워크숍에 불참했다.

지상욱 의원은 “11월이면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민주당이 반발하기 전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략적인 실수를 인정하기 전인 앞으로 5~6개월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학재 의원은 “이 자리에는 국회의 비준동의와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인데 조 장관이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언론에는 바른미래당이 국회비준을 결정해놓고 형식적인 절차를 밝고 있구나 오해를 줄 수 있다”면서 “(조명균 장관이) 보고를 한다면 오늘 워크숍 자리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바른미래당은 해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보고를 받으며 토론을 이어갔다.

비공개 의원워크숍이 끝난 직후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동의를 얻는 것보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비준을 하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다수 의견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동의는 대통령 비준권에 대한 제한을 가져오는 권한인데 지금 상태에선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는 필요 없다고 본다”며 “이 문제로 정쟁이 유발되거나 남남갈등이 심화되는 것보단 대통령이 직접 비준에 참여하고, 필요 절차를 밟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당초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는 ‘지지결의안’에 대해 추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지결의안을 저희 당에서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국회에서 할 일은 하자는 차원에서 지지결의안을 발의해 가능한 한 국회 차원의 모든 정당의 참여를 이끄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내분서 시작되는 보수야권發 ‘정계개편’
바른미래당 워크숍 결과 판문점선언이 국회 비준동의안을 얻을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긴 했지만 당내 분열은 공개적으로 드러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의 초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원워크숍 당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며 비준동의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초청 역시 야당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우호적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상욱, 이학재, 김중로 의원 등이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자 당 지도부의 얼굴은 어두운 기색이 드러났다. 이는 당 지도부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통해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긍정적 모습을 보이자 바른정당 출신인 지상욱 의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유승민 전 대표와 가까운 지상욱 의원의 경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발언하긴 했지만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출석 자체를 근거로 의원워크숍 불참을 선언, 비준동의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해당 의원들이 당내 갈등을 비공개 의원워크숍이 아닌 비공개 직전 공개발언을 통해 드러내면서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취임 당시부터 ‘비준동의안’을 통해 지상욱 의원과 불협화음을 낸 바 있는 손 대표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다시 한 번 리더십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의원워크숍이 ‘비준동의안’ 거절로 일정부분 봉합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지상욱, 이학재, 김중로 의원의 공개발언이 야권발 정계개편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이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에서 분리된 만큼 ‘보수정체성’을 놓고 국민의당 출신의 당 지도부와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워크숍 참석을 계기로 보수정체성에 대한 힘겨루기가 ‘비준동의안’을 통해 확장된 것이다.

바른정당 출신들이 당 지도부와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낼 경우 바른미래당을 이탈해 ‘보수대통합’혹은 ‘제 3지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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