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정확하게 사실관계 파악하겠다”
추혜선 의원 “최고위층 지시로 노조무력화 조직적으로 진행 중”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지난 17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공식 출범으로 30년 만에 포스코에 노조가 설립됐다. 하지만 출범 일주일 만에 노사 대립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갈 우려를 낳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의 문서탈취 사건을 놓고 노사는 물론 정치권까지 시끄럽다. 노조는 추석 연휴 근무를 통해 노조와해 공작을 펼쳤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휴일 근무를 진행했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7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출근길에서 “노사 모든 업무 활동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좀 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노조원 5명 포스코 문서탈취 벌여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23일 포항시 남구에 위치해 신입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인재창조원에 노조원 5명이 들어가 서류 일부를 훔쳤다고 밝혔다. 침입한 노조원 중 2명은 직원의 신고로 현장에서 붙잡혔고 나머지 3명은 도주했다 24일 오전 자수했다.

인재창조원에 침입한 5명은 회사서류와 직원들의 업무수첩 등을 탈취하고 달아났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23일 노무협력실 직원 3명은 본사 사옥에 대한 추석 연휴 기간 전기시설 보수로 전체 정전이 예고되어 인재창조원 임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포스코는 연휴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노사관계 상황을 고려해 노사신뢰 증진과 건전한 노사문화 정차 방안 마련 때문에 휴일근무를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조와해 문건을 공개했다.<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조와해 문건을 공개했다.<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추혜선 “노조 파괴 공작 문건 입수…최정우 회장 책임있는 답변 내놔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노조와해 공작이 담긴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추 의원은 “포스코는 올해 들어 노무협력실 산하에 노조 이슈 대응을 담당하는 노사문화그룹을 신설했고, 이 그룹이 노조 와해 문건들을 작성했다”며 “헌법을 유린하는 범죄 행위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이 입수한 문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장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건으로,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 우려 ▲시대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강성노조 등을 골자로 대립적 노사관계가 포스코 기업효율성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담겼다.

또한 ‘포스코를 사랑하는 직원의 한사람으로서 드리는 호소문’에는 익명의 직원을 빌어 포스코 새 노조에 대한 악의적인 내용을 작성, 배포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으로, 노조 반대 여론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현재 포스코에서 최고위층의 지시나 동의로 종합적인 노조 무력화 대책이 공식적,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추 의원의 주장이다.

포스코 새노조 법률지원단은 인재창조원 302호 칠판에 기재된 ‘비대위 가입 우수부서 홍보’를 들어 “회사 차원에서 조합 가입 부서를 확대하고, 비대위 가입 우수부서를 본사와 제철소 부서들이 홍보하겠다는 시나리오를 노사문화그룹 직원들이 기획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회사는 포스코 새노조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여 조직이 확대되지 못하도록 고립·무력화시키고, 노조 비대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비대위를 교섭권을 갖는 친회사노조로 육성하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포스코 포항 인재창조원 본관전경<사진=포스코 인재창조원 홈페이지>
▲ 포스코 포항 인재창조원 본관전경<사진=포스코 인재창조원 홈페이지>

포스코 “불법 행위 직원, 사규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

포스코는 지난 25일 사무실 무단 침입 및 문서강탈 관련 공식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포스코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5명이 무단 침입하여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그 와중에 여직원에게 위력을 행사해 이 여직원을 포함한 직원 2명이 병원치료를 받는 등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을 통해 회사 문서와 개인 수첩 탈취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들의 범죄행위는 감추고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포스코는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있으며, 특정 노조에 대해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폭력, 절도 등 불법적인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밖에 “명절 연휴에도 자신의 업무 수행을 위해 고생하는 동료직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은 우리 회사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번에 불법적인 행위를 한 직원들은 경찰에서 철저히 수사해 마땅한 벌을 받을 것이지만, 이와 별개로 회사는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포스코는 “노사간 대화로 해결할 일을 정치적 이슈로 확대하고, 외부에서도 회사 내 노사문제에 개입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자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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