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을 마치고 남측 특별수행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문순 강원지사,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br></div>
<사진제공=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을 마치고 남측 특별수행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문순 강원지사,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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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9월 18일부터 시작해 2박3일 동안 일정을 마쳤다. 청와대는 ‘평양회담이 사실상 종전선언과 다름없다’ 자평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말내 서울답방을 약속받는 등 결과물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제가 힘든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양 정상간 강력한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

특히 남북경협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그 키를 쥔 경제사절단 성격의 인사들이 특별수행단 명목으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부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 공기업 수장 등이 동행했다.

하지만 평양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도 옥의 티는 있었다. 특별수행단에 일원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그리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격이 맞지 않는다’는 핑계로 북측 최고인민회의 부회장간 미팅자리를 바람맞힌 사건이 터졌다. 국내외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이해찬 대표는 일정을 재조정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면서 일단락 됐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옥의 티’로 남게 됐다.

오영식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의 방북 특별수행단 참여도 논란이 됐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남과북은 교류와 협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올해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오 사장의 코레일은 승객을 수송하는 단순 열차 운용기관이고 철도 건설과는 무관한 공기업이다. 우리나라 철도건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관여하고 있다. 당연이 철도시설공단 김상균 이사장이 동참해야 했다. 무엇보다 남측 철로는 철도시설공단 자체 사업비를 투입해 건설된다는 점에서 오 사장의 동행은 정치적 판단이지 경제적 측면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KT 황창규 사장이 특별수행단에서 빠진 것에 대해서 정치권과 관련업계 반응은 이해는 하지만 비즈니스와 정치를 구별 못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임종석 실장은 재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수행단에 넣은 배경으로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히 진행되겠지만 일은 일”이라고 해명했다.

KT는 이미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서의 사업 경험을 쌓았다. 지난 9월 14일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통신 시설 복구도 맡았다. 지난 2005년 12월 KT 개성지사를 열고 남북을 연결하는 민간 통신망 700회선을 연결하기도 했다. KT 구현모 사장(남북협력사업개발TF장)의 경우 9월 14일 남북정상회담 관련 통신분야 회의에 참석하는 등 정부와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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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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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사장이 박근혜 정권 실세에 기댄 낙하산 인사로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면 구현모 사장을 대신 동행시켜도 될 일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재벌 총수들 위주로 특별수행단을 꾸려 전문경영인인 황 사장이 빠졌다고 하지만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역시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함됐고, ICT 분야는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진전이 어려운 상황이라 황 회장은 빠졌다는 정부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중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가 대표격으로 동행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박 시장이야 전국도지사협의회 의장이란 명분으로 갔다고 해도 최 지사는 접경지역 단체장이란 명분뿐이다. 그런데 북한 접경지역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다. 이재명 지사가 참여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 30년 친구지간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시를 신북방시대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키우겠다고 청사진을 발표했다. 북한 선봉과 연계해 동북아 오일허브로 특화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방북 수행단에 참여를 원했던 송 시장 역시 제외됐다.

대기업 북한 투자는 유엔.대북제재로 쉽지 않다. 대북투자의 키는 미국이 쥐고 있다. 이번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검토하겠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청와대 오더가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 ‘검토하겠다’는 말 자체가 북한에서는 긍정적인 싸인으로 받아들이는 문화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엔과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북투자를 하기 위해선 정부차원에서 남북연락소 설치처럼 ‘양해사안’으로 가야 한다. 차범근도 좋고 지코도 좋고 요술사도 좋다. 하지만 ‘구색 맞추기’, ‘포퓰리즘’이 강한 일부 대북특별수행단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된 모습은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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