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와 평화정착, 역지사지 자세로 서로를 이해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2018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2018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방문 첫날인 18일 밤 마지막 일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공식 환영만찬에서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며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이라고 남북이 하나가 된 한반도의 미래를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저녁 평양소재 북한식당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공식·일반·특별수행원 200명과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은 답사에서 한반도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이를 위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다.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다.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길인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북한 비핵화가 한반도 미래를 열어젖히는데 있어 최대의 과제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4.27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평양정상회담이 이행된데 대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하고 “오가는 거리마다 뜨거운 환영을 보내주신 북녘 동포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께 남녘 동포들이 전하는 각별한 안부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도착해보니 평양의 발전이 참으로 놀랍다. 대동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며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다.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평양 방문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번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됐다.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카누 여자 단일대표팀이 첫 금메달의 쾌거를 거두었다. 여자 단일 농구대표팀도 은메달이었지만,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5개월 동안의 남북 스포츠 협력의 성과를 얘기했다.

나아가 “금속활자 실물이 그동안 남과 북에 각 한 글자씩 있었는데 3년 전 남북이 공동 발굴 조사한 개성 만월대에서 세 번째 실물이 발굴됐다. 북에서는 ‘사랑스럽다’는 ‘전’, 남에서는 ‘아름답다’는 ‘단’으로 읽는 글자였다”며 “다음 주부터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이 재개된다. 아주 뜻깊고 반가운 소식이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살려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이곳 목란관을 찾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여기 목란관을 찾은 세 번째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김정은 위원장과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고 김 위원장에 대한 각별한 정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남북의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만찬 건배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분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8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를 외쳤고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건배사를 받아 “위하여!”를 외치고 잔을 들어 건배했다.

만찬에는 남측에서는 공식·일반·특별수행원 200여명, 북측에서는 수행원 50여명 정도 참석해 약 35명 규모의 현악단 음악연주를 배경으로 진행됐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예술단장, 모란봉 악단 등이 참석해 흥을 돋구었고 남측에서는 마술사 최현우와 가수 알리 등이 참석했다.

헤드 테이블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노광철 인민무력상,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리설주 여사가 둘러 앉았다.

남측이 선물로 준비해 온 대동여지도(가로 420 X 930 ㎝)가 1층 로비에 전시됐다. 양국 정상 내외는 만찬장으로 입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관람. 22책으로 이어진 지도를 하나로 연결해 완성했다. 여기에는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

북측이 준비한 선물은 유화 그림과 풍산개 사진이다. 유화 그림은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 5월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한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었던 사진을 유화 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이고. 풍산개 사진은 A4 용지만한 사이즈에 풍산개 1마리 찍은 사진이다.

내빈 입장 전 테이블에 홍성수삼인삼술, 평양소주, 와인이 구비돼 있음. 햄과 멜론접시 샐러드 놓여져 있었다. 만찬의 메뉴는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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