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역사적인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 회담을 오후 3시45분에 시작해 5시45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양 정상은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더 회담을 지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이 됐다. 다섯 달 만에 세 번을 만났는데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또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었고, 그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이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며 재차 지난해 한반도 군사적 긴장고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선 김 위원장의 행보를 ‘결단’으로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평양 시민들의 열렬한 환대에 감사드린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환대해 주셨다”고 감사를 표한 뒤 “평양 시내를 오다 보니 평양이 놀랍게 발전돼 있어 놀랐다. 산에도 나무가 많았다. 어려운 조건에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며 “전 세계도 주시하고 있고, 전 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실을 맺기를 희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님을 세 차례 만났는데,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다. 또 큰 성과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라며 “북남 관계, 조미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인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로 인해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께서 기울인 노력에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고 문 대통령이 북미 간의 중재자 역할을 한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노동당 본부청사에 도착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면서 악수를 나눴다. 양 정상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나란히 노동당 청사 안으로 입장했고 로비에는 인민군 20명이 10명씩 반으로 나눠 양쪽으로 도열했다.

도열한 인민군을 지나자 로비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광호 당부위원장(선전선동부 부장), 리수용 당부위원장(국제부장), 김평해·오수용·안정수·최휘 등 8명의 노동당 부위원장단이 일렬로 서 있었고 문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로비에 있는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2018.9.18.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고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오른쪽에 서서 이를 지켜봤다. 문 대통령의 방명록 작성이 끝나자 함께 있언 남북의 참석자는 크게 박수를 쳤다.

이어 양 정상은 계단을 통해 걸어서 2층 회담장으로 이동해 오후 3시45분에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정상회담은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해 3대3 회담으로 진행됐다.

남측 취재진에도 회담장 입장을 잠시 허용해 노동당 본부청사의 남측 언론 공개는 처음이다.[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