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수린 기자]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이 지난해 삼성증권의 내부통제에 대해 양호하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4월 배당 시스템 오류로 일명 '유령주식'을 유통시키는 사고를 일으켰다. 금융당국은 사고가 난 후에야 삼성증권의 내부 통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해당 기관들의 증권사 점검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6일 112조원 규모 우리사주 배당사고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사고 이후에야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문제 삼았다.

지난 4월 9일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브리핑 당시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 내부통제 미비를 해당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원승연 부원장은 “삼성증권 사건은 주식배당 입력 오류 발생 시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으며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 또는 감시기능도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난해 삼성증권의 내부통제를 점검하고도 문제점을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지난 7월 4일에 열린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제 13차 의사록이 공개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증선위에 제출한 당시 의견 요지서에서 “지난해 금감원 경영실태 평가에서 내부통제 부문이 2등급 ‘양호’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평가 등급 체계는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의 5단계로 구성돼 있다.
 
금감원의 2013년 종합평가 때에도 삼성증권은 내부통제 부문에서 2등급을 받았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중) 1등급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몇 개의 대형 증권사 중에서 2등급이 가장 높은 등급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기관들이 모호한 평가 기준을 가지고 증권사를 점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증선위에서 “(삼성증권이) 2등급을 받았는데, 짧은 기간 검사를 나가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 평가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를 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도 삼성증권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내부통제 평가 1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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