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신설법인 계획을 막기 위해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또 2~3년 간 대우건설의 가격경쟁력을 올려 재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신설법인 계획을 막기 위해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또 2~3년 간 대우건설의 가격경쟁력을 올려 재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11일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신설법인 계획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해외 사업장 부실로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에 대해선 당분간 가격경쟁력을 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대우건설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이동걸 산은 회장은 “GM이 일방적으로 신설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건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GM과 산은의) 기본계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설립 추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신설법인 설립 논란은 한국GM이 지난 7월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비롯됐다. 올해 말까지 단일 법인인 한국GM을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두 개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을 담당할 신설법인은 디자인센터,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 관련 부서를 흡수해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조는 제2의 공장폐쇄 또는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한국GM의 법인 분리 계획엔 추후 한국시장 철수 시 생산 공장은 없애고 연구개발법인만 유지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신설법인 설립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어 무조건 반대 입장을 표명하긴 어렵다”면서도 “우선 일방적인 추진을 막기 위해 가처분신청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산은이 임명한 이사가 신설법인의 구체적인 목적이나 기대효과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요청하고 있고 산은도 한국GM에 비슷한 내용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한국 GM의 답변을 받은 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 해외 사업장 부실로 호반건설에 의한 인수가 무산된 대우건설에 대해선 “2~3년 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가격경쟁력을 키워 재매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앞으로 남북경협이 가시화되면 대우건설의 유용성이 커질 것”이라며 “그때는 2배 정도 가격을 올려서 매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시 매각 추진에 반대했던 대우건설 노조의 행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들이 산은 아래로 들어오면 벗어나기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구조조정 기업들이 독립성을 가지고 매각에 동의하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현재 가장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남북경협에서 산은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선 “남북경협은 가능성도,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여러 기업과 금융기관, 해외금융기관 등이 모두 합심해서 해야 한다고 본다”며 “어떻게 협력을 이뤄나갈 수 있을지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남북경협에 대비해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 접경지역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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