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올레핀에 투자
기존 NCC 시설과는 다른 공정으로 경쟁력 확보

에쓰오일의 원유정제시설<사진=에쓰오일 제공>
▲ 에쓰오일의 원유정제시설<사진=에쓰오일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올해 국내 정유업체들은 석유화학부문 투자 계획을 연달아 발표했다. 정유 3사 합계 10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주력으로 하던 정유업체들이 종합석유화학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해 발표한 정유 3사의 투자 대상은 모두 ‘올레핀’이다.

올레핀은 원유의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 탄화수소로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합성섬유 등의 소재로 쓰이며 ‘석유화학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은 물론 자동차, 전자, 건설, 제약, 의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기·수소차가 수송 수단을 대체해 화석연료가 힘을 잃어도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올레핀은 미래 먹거리의 가치를 지녔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올레핀 계열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억 톤이며, 연 평균 수요 성장률이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미의 저가 원료기반 시설 확대로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정유업체들의 설비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프타(Naphtha)를 원료로 사용하는 기존 NCC 시설과 달리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연간 150만 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투자를 위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원재료와 석유화학 제품 생산으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울산시 온산공장 근처 약 40만㎡의 부지를 매입했으며, 2023년까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총 5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지난 2월 올레핀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지난달 9일 전남도, 여수시와 2조60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여수 제2공장 인근 46만2000㎡의 부지에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고 2021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GS칼텍스는 연간 70만 톤의 에틸렌과 50만 톤의 폴리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GS칼텍스는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 투자를 결정했으며,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과 2조7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 사업 투자합의를 체결했다. 납사보다 20%이상 저렴하고 희소가치가 높은 탈황중질유를 사용해 원가를 낮추고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는 올 하반기 설계에 착수, 2021년 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신설로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 원의 수익개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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