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정상회담서 그림 다 그리면 폼페이오가 꼭지 따는 화룡점정 순서로 가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사진=폴리뉴스DB]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사진=폴리뉴스DB]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7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에게 특사단 방북결과를 전달한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됐으면 좋겠는데 볼턴이라는 여과장치를 통과하면서 좀 꼬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정 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볼턴 보좌관에게 전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 또는 폼페이오 장관한테 전달하면서 자기 식으로 해석을 해 북한이 아직 변화가 없다. 아마도 압박이 계속돼야 된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면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1년 내에 비핵화를 하겠다는 걸 약속했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말한 2년 이내 비핵화 계획을 어떤 식으로 대통령한테 보고할지 걱정된다”며 “물건은 제대로 만들어 택배로 부쳤는데 택배 기사가 망쳐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전날 정 실장의 방북 결과 발표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 북한의 태도가 진전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종전선언을 해야만 비핵화를 시작하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비핵화 관련해서 리스트 제출 시한 같은 것도 내비치지 않았나. 특히 트럼프 1기 임기 내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시한을 제시했다는 점이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1년 이내 완전 비핵화를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는 볼턴 보좌관의 말은 의미가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특사들한테 2년 이내 끝내겠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고 이게 미국한테도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니까 미국이 조금만 움직여 주면 북쪽도 비핵화 관련해서 신고나 검증 관련해서 일정표 내놓을 수 있다고 한 것”이라며 “그러니까 북한에게만 일정표 내놓으라고 하지 말고 미국도 일정표 달라고 한 것이고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한테 어떻게 보면 운전자로서 책임이 넘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가 돼 달라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해결 못 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얘기”라며 “김정은 위원장도 특사를 통해 미국이 조금만 움직여 준다면 북한도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위임을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결국 양쪽에서 다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로 임명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운전자가 됐다”며 “이번에 18, 19, 20일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북핵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 대해선 “시간적으로 미국이 폼페이오를 지금 보내기가 쉽지 않다. 종전선언 얘기는 폼페이오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문 대통령이 전달하는 식으로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관련 일정표에 진전된 입장을 끌어내는 게 훨씬 쉽다”며 “(폼페이오가 방북해 실무협상서) 둘이 붙으면 싸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영혼을 그려 놓으면 눈동자는 폼페이오가 찍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왜냐하면 트럼프가 국내정치로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있지 않나? 그걸 도와줘야만 동맹이 생기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는 공(功)을 미국 대통령과 미국 국무장관한테 돌려주는 것이 좋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가 그림을 다 그려 놓고 꼭지는 폼페이오가 따도록 하라. 화룡점정의 순서로 가는 게 좋겠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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