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로고(좌)와 넥슨 노조인 넥슨 스타팅포인트 로고(우).
▲ 스마일게이트 로고(좌)와 넥슨 노조인 넥슨 스타팅포인트 로고(우).

[폴리뉴스 조민정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 넥슨과 스마일게이트가 9월 3일과 4일 각각 노동조합인 넥슨 스타팅 포인트, SG길드를 설립했다. 게임업계의 첫 노동조합 설립으로, 다른 게임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설립된 노조들은 게임 개발 업무 특성상 잦은 야근과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상태인 크런치 모드 등 근무환경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로 일괄지급하는 포괄임금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정미 대표의 문제제기를 통해 넷마블의 가혹한 노동 환경을 개선한 바 있고, 네이버 노조 설립도 적극 지원했다”며 “게임사 노조 설립을 무한 지지하며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언제든 연대를 약속한다”고 밝혔다.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게임 회사들도 방송사와 유사하게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주 52시간제를 지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일부 산업에 대해서는 탄력근무제를 시행하도록 허가해 줌으로써 혁신 성장에 보다 기여할 수 있는 차원의 지지와 입법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는 지난 90년대 말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고성장을 해 왔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과도한 업무와 성과 강요 등 근로 환경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넥슨 노조는 “국내 게임 산업은 12조원대로 성장했으나 게임 업계 노동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 또한 “무리한 일정과 포괄임금제로 야근이 잦았으며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개발 방향이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는 개인이 책임져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센티브만큼 연봉을 낮춰 입사하는게 다반사였으며 성과는 극소수가 차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측은 이와 같은 노조 설립 및 활동에 대해 대화를 통한 합의를 이뤄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노조 활동을 존중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업계에 귀감이 되는 근무환경과 조직문화 조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도 “노조 활동은 물론 비 노조원들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업계의 이같은 노조 설립으로 다른 게임 업계들에도 추가적으로 노조가 설립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신규 노조가 출범할 경우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조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넥슨 노조는 지난 4일 스마일게이트 노조에 지지선언문을 발표하며 연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넥슨 노조 측은 “비상식적인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을 거부하고 맞서 싸우기 위해 노조를 설립한 것에 깊이 공감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