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수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옛 ING생명인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다. 오렌지라이프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을 벌인지 10개월여 만의 결정이다. 이번 인수에 대해 증권업계는 당장의 인수 효과는 없을 것이며 주가에 단기적인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오렌지라이프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 전량인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대금은 장부가치와 시장가치 대비 각각 8.2%, 38.6% 할증된 금액이며 신한지주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인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더하여 이날 이사회에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에 대한 후속단계 대비를 위해 2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도 함께 의결했다.

구체적인 인수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신한지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과 추가적인 실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대한 증권업계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신한지주에 대해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로 단기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6일 “대주주 지분 인수를 가정하면 내년 신한지주의 순이익은 약 17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개선폭이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주가엔 부정적이고 매각을 위해 수익성과 효율성 등이 극대화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부담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더하여 2000억 원 자사주 매입 발표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주주가치제고를 위함이나 실제론 향후 완전자회사 편입을 대비한 옵션 중 하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은 연구원은 “신한생명과의 합병 및 통합과정에서의 마찰, IFRS 17 도입으로 대표되는 보험업을 둘러싼 규제 관련 불확실성 역시 상존하고 있다”며 “장중 공시 후 3% 이상 하락한 주가가 대변하듯 기대 보다는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행주 특성상 단기적인 주주가치훼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번 인수에 대해 재무효과는 제한적이며 중장기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한 재무효과가 제한적인 가운데 이에 따른 시너지는 중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잔여지분 매입 관련 주주가치 변동성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 시 신한지주의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약 6% 증가하고,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은 11.96% 수준으로 1.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순이익개선 효과는 단기적으로 크지 않다”며 “생명보험업종 시장점유율 제고와 자산운용부문의 긍정적인 시너지, 향후 오렌지라이프의 완전 자회사 및 신한생명과의 합병 시기와 방법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신한지주에 대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당장 기업가치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수 적정성 판단은 향후 시너지 발생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는 “신한지주의 2017~2018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약 9.5~1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오렌지생명 인수로 인해 당장 그룹의 ROE가 제고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재의 오렌지생명은 매각 작업을 위해 수익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돼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결국 인수 적정성 판단은 향후 시너지 발생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렌지생명은 인적구성과 조직문화가 신한지주와는 상이한데 이러한 점이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만 조직마찰로 인한 역시너지 발생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흥은행, LG카드 등 과거 신한지주의 M&A 성공 역사를 감안할 때 시너지 기대감은 여전히 큰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기적 성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버페이하지 않고 오렌지생명과 같은 대형 M&A를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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