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체제-김병준 체제, 혁신 결 달라지지 않아…당내 통합 방안은 제시하지 못해
'다시 태어나겠다' 다짐…올해에만 3번째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br></div>
 
▲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20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고 새로운 수권 정당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밝히지 않아 제대로 된 혁신이 가능한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한국당은 이날 연찬회 종료 후 ▲책임과 혁신으로 환골탈태하고,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에 앞장 설 것 ▲'민생경제국회'가 되는 9월 정기국회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를 바로잡고,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경제, 교육, 부동산, 안보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등으로 문재인 정부는 신뢰를 상실했다"며 "문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정책대안 제시하겠다고 하는 한국당…이전까지는 대안 제시 않았나
그러나 한국당이 그간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6.13 지방선거 이전에도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반박하며,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해왔다.

일례로 지난 2월에는 한국GM 문제가 대두되자 한국당은 대책TF를 운영하고, 노조의 고통분담과 기획재정부가 대책 컨트롤타워를 맡는 방안을 주장한 바 있다. 올해 초 암호화폐 문제가 대두되었을 당시에도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과세와 명확한 규제 마련 등 후속조처들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신보라·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청년일자리 추경,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에선 "청년일자리 추경은 땜질식 처방"이라며 "일자리 창출 환경을 제고하고 근로자의 가치를 증진시켜야 한다. 동시에 대학혁신 등의 교육개혁과 취약계층 정책이 한시적에서 교육훈련 등의 기조로 변화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된 바 있다.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div>
 
▲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의원 55.8% "계파갈등·보수분열 잘못했다"…당내 통합 대책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한국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집계결과 응답자 95명 중 53명이 '계파갈등 및 보수 분열'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20일)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가진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은 언급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날 연찬회에서 '가치 재정립'을 촉구하는 김 비대위원장과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의원들간 갈등만 여실히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은 "인적청산보다 가치 재정립이 우선"이라며 "전부 인적청산을 하지 않으면 혁신이 없고, 비대위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재 당 상황을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하며 "고장이 난 자동차를 두고 누가 운전을 잘못했다, 기사를 잘라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자꾸 이념이나 가치가 문제가 아니냐고 접근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완수 의원은 "당의 기초를 튼튼히 정립하자는 것에 동의하지만, 운전자에게도 책임이 크다"며 "당의 보수 이념과 가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리더와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는 정당"이라고 김 위원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결국 한국당은 이날 '당내 통합'에 대한 해답은 내놓지 못한 채 연찬회를 종료했다. 

▲한국당, '다시 태어나겠다' 발언만 세 번…국민들, 신뢰 보내지 않아
무엇보다 한국당이 다시 태어나겠다고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2기 혁신위가 마무리되면서 "한국 보수진영이 궤멸된 가장 큰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다시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새롭게 가치관을 정립하고 새로운 정책을 다듬어 국민 앞에 다시 태어나겠다"라고 홍준표 전 대표가 말한 바 있다.

올해 1월 현충원 참배 당시에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민이 냉철한 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달라진 모습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아우르며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찬회에서의 발언을 포함한다면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한 것은 올해에만 세 번째이다. 앞서 두 차례나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인 한국당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큰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지지율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국당의 최근 20주간 지지율은 15%p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김병준 비대위 출범 후에도 11%p를 기록하고 있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호, '거름' 될수 있을지도 걱정해야 할 판
김성태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당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당은 그동안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문제재기를 해왔다"며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이 참여해, 최저임금 인상을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인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답했다.

해당 방안은 지난 5월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원내대책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당시 "최저임금위원회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참여를 의무화하고,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통해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언이 나온 시점에 6.13 지방선거 이전이란 점에서 홍준표 전 대표 체제와 내용과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내용과 결과에서는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17일 비대위원장 취임사에서 "계파·진영과 싸우다 거름이 되면 오히려 영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지금은 그 결과물이 '거름'이 될수 있을지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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