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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깜깜이 돈’ 국회 특수활동비…어떤 돈이고 어떻게 쓰이나 

입법지원 명목으로 매달 월급처럼 받아와…사용처는 ‘비밀’
특활비 때문에 의원간 다툼도…폐지법안엔 300명 중 12명 서명

[폴리뉴스 신건 기자] 국회의원의 쌈짓돈으로 여겨지는 국회 특수활동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회동을 갖고 영수증과 증빙서류를 첨부하는 등 ‘특수활동비 양성화’ 하는데 합의했다. 다만 사용 내역 공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특수활동비 양성화’ 처리는 야합이자 특활비 유지 꼼수”라며 “국회가 먼저 특활비를 폐지해야, 정부부처 특활비에 대해서도 제대로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도 ‘특활비 양성화’ 합의에 대한 반발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 특활비)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나쁜 관행에 너무 오래 젖어 있다. 그런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국회는 그렇게 돌아가는 것인 것처럼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 이제는 깰 때가 됐다”고 전했다.

 

▲2018년 특활비는 62억7200만 원…매달 월급처럼 받아와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수집이나 사건, 수사, 국정수행 활동에 쓰이는 돈을 말한다. 주로 국정원, 법무부, 국방부, 경찰청, 국세청, 청와대, 국회 등 수사·보안·국방 업무를 관장하는 부처에 지급된다.

참여연대가 지난 2017년 발표한 ‘2018년 예산안 특수활동비 편성사업 점검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배정된 특수활동비는 3216억 원이다. 국방부가 1479억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찰청 1030억, 대통령비서실 965억, 대통령경호처 850억 순이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회에 배정된 특수활동비는 62억7200만원이었다. 내역으로는 위원회 운영지원 25억2800만 원, 의정지원 20억2800만 원, 의회외교 6억1600만 원, 사무처경비 11억 원이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특활비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의정지원 비용은 입법활동지원 15억5200만 원과 국정감사 및 조사 4억7600만 원으로 나뉜다.

참여연대가 지난 7월 4일 공개한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을 살펴보면 교섭단체 대표 등에게 교섭단체 정책지원비의 명목으로 매달 2,500만원이 지급됐으며, 교섭단체 활동비로 매달 5천만 원,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에게 상임위 활동비로 1인당 6백만 원씩 지급됐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사위 활동비’를 별도로 받았다.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는 회의가 열리지 않는 시기에도 특수활동비를 매달 지급받아 왔다.

 

▲영수증 증빙 없는 ‘깜깜이돈’…특활비 때문에 의원들간 다툼도
특수활동비와 일반 업무집행비의 차이점은 영수증 증빙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국민 세금이지만 어디에 썼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특수활동비를 상납하고, 안봉근‧이재만‧정호성 등 일명 문고리 3인방이 매달 특수활동비 1억 원을 착복했다는 진술이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부터 나온 바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준표‧신계륜 전 의원은 특활비를 생활비 또는 자녀 유학비에 썼으며, 일부 상임위원장은 간사들과 함께 나눠 쓰거나,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참여연대가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에서 전체 특수활동비의 25%인 59억2400만 원의 수령처는 ‘농협은행(급여성경비)’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용처를 확인해주지 않아 ‘깜깜이식’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 당직자는 <폴리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특활비를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로 사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며 “국회 상임위원장이 특활비를 독차지하려다 간사와 다투는 경우도 여럿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특활비로 부족한 당 재정을 메꾸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은 되지만, 마땅한 재정 확충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특활비 폐지’ 공감대 낮아…폐지 법안에 300명 중 12명 동참
일부 진보진영 의원들은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감대는 낮은 편이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정활동을 하다보면 특활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때가 있다”며 특활비 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특활비 폐지 법안은 전체 300명 의원 가운데 12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발의 최소 요건인 10명을 겨우 넘긴 셈이다. 이중 6명은 노 의원을 포함한 정의당 의원들이었다. 

앞서 법원은 2017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국회 사무처는 이에 불복하고 특활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항소를 위해, 4차례에 걸쳐 세금 1980만 원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회동을 갖고 ‘특수활동비 양성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영수증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특활비, ‘절대 악(惡)’으로 비춰지는 경향 있어…신중하게 접근해야”
다만 최근 특수활동비가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폴리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특수활동비 취지 자체가 ‘영수증 증빙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영수증 증빙이 되는 순간부터는 ‘특수활동비’가 아니다”라며 “고발성 민원을 들을 때 제보자에게 여비나 숙박비를 지급해, 제보자가 누구인지, 어디서 출발하고, 어디서 묵었는지 신원을 가려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언론에서 특활비가 ‘절대 악(惡)’처럼 비춰지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의 사례로 특활비가 폐지된다면 누가 갑질사례를 폭로하겠나. 또 적은 금액으로 해결이 가능한 민원은 특활비로 즉시 처리하는데, 특활비를 폐지하게 된다면 이러한 작은 민원은 처리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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