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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은산분리 완화, 효과와 부작용은?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은산분리는 기업이 은행 등 금융기관을 사금고처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은 지점 없이 비대면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다. 출범 이후 ‘공인인증서 없는 은행거래’, ‘365일 24시간 은행거래’, ‘간편송금·상담챗봇·앱투앱결제’ 등의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해오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수입이 불안정하거나 신용등급이 낮아서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중금리대출 상품도 선보였다. 출범 초기 시중 은행보다 1~2%포인트 낮은 대출 금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경쟁을 촉발해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 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 전문 은행 출범 이후 대형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경쟁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설립을 주도한 IT기업 카카오와 KT가 은산분리 규제(기업의 은행 지분 소유 10%, 의결권 있는 지분 4%로 제한)로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에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 90%를 넘어서면서, 대표 대출 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에 돈이 부족해 대출 상품을 더 만들어 팔지 못한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카카오와 KT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자본금 확충을 위한 대규모 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제 하에서는 기업의 지분율 소유 한도(10%) 때문에 지분율 유지를 위해 거의 모든 주주가 돈을 내야만 증자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5000억 원 규모 증자를 하면서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율 58%보다 적은 금액만 출자하겠다고 해 난항을 겪었고, 케이뱅크는 지난 7월 1500억 원으로 결의했던 유상증자에 일부 주주들이 불참해 300억 원 증자밖에 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의 은행 지분율 소유 한도가 높아지면 카카오와 KT는 주주 도움 없이 혼자서도 대규모 증자를 할 수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와 KT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면 부족한 자본금 확충이 가능해진다. 자본이 늘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중금리 대출 상품 등 금리 혜택이 좋은 대출 상품 확대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또 “카카오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 확대가 지속될 경우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등 자체적으로 보유한 서비스들과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연계해 유기적인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분석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에선 텐센트가 설립한 중국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가 텐센트 고객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융위원회는 은산분리 완화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IT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물론 IT와 연구개발, 핀테크 등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 의지가 확인된 만큼 인터넷 전문은행이 지금보다 더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한 위험성을 경계하는 의견도 많다. 2013년 동양증권 사태는 우리에게 은산분리 규제 필요성을 일깨운 사건이다. 당시 동양증권은 어려운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를 해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규제를 완화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이런 부작용을 근거로 한다.

만약 대주주인 IT기업이 부실화되면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터넷 전문은행도 부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은행이 부실하면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문 대통령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한편,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보완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사실상 이런 부작용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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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혜 기자

경제부에서 금융당국, 은행, 보험, 카드 등을 맡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경제와 금융을 공부하고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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