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주인 바뀌었지만 이전 보수정권이 저질러놓은 일 수습 못해”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비무장지대(DMZ) 너머로 바라본 개성공단이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비무장지대(DMZ) 너머로 바라본 개성공단이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과거 보수정권의 대결행태와 다를 바 없이 치사하게 놀아대고 있다”며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과 연계하지 말고 금강산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경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가로막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4.27 판문점 선언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 “북남관계를 다루는 남조선당국의 공식은 ‘비핵화 진전에 따른 관계개선 추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5.24 대북제재와 유엔제재라는 안경을 끼고 북남관계를 다루면서 제 입으로 말 한마디를 하자고 해도 이쪽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제 팔다리를 움직이자고 해도 저쪽의 기분상태를 고려해야 하는 등 민망스러운 행태를 보이며 제 스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남한이 북미 사이에 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북미협상을 통해 ‘종전선언’ 끌어내기, 이를 통한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기대했으나 미국이 북한의 핵과 핵시설 전체 리스트 신고를 요구하면서 교착국면에 빠지자 남측을 향해 독자적인 남북경협 재개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의 문을 먼저 열라는 북한의 주장은 대북제재 완화에 완고한 입장을 보이는 미국을 설득하는데 나서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또 <노동신문>은 “청와대 주인 바뀌었지만 이전 보수정권이 저질러놓은 개성공업지구 폐쇄나 금강산관광중단에 대한 수습책은 입 밖에 낼 엄두조차 못하고 도리어 외세에 편승하여 제재압박목록에 새로운 것을 덧 올려놓고 있는 형편”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민족보다 외세를 우선시한다면 구태여 마음에도 없는 관계개선 타령을 늘어놓지 말고 동맹 강화에 힘을 넣으면서 생겨 먹은 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나아가 “5·24 대북제재 조치와 이전 정부의 독단적인 개성공단 폐쇄에 격분했던 현 집권세력이 왜 대북제재라는 족쇄에 두 손과 두 발을 들이밀고 남북관계까지 얽어매느냐”며 “지금이야말로 과거의 구태와 경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와 관점을 가지고 북남관계를 대하여야 할 때”라고 독자적인 남북경협 재개를 촉구했다.

신문은 이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마찬가지다. 금강산은 민족의 자랑이고 겨레의 긍지로서 다른 그 누구보다 우리 겨레가 마음껏 경치를 향유하고 기쁨을 누려야 한다”며 “자기 민족의 명산을 부감하는 데 외세의 제재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물었다. 

또 <노동신문>은 최근의 남북교류와 관련한 남측의 태도에 대해서도 “북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고려항공이 아닌 다른 나라 비행기를 타도록 버젓이 요구하고 있으며 물 한고뿌(컵)도 제대로 사먹지 못하게 훼방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해지구의 쥐꼬리만 한 군통신선을 연결하는 극히 사소한 문제까지도 대양 건너의 승인을 받느라고 야단을 피우고 개성공업지구에 개설하기 위한 공동연락사무소작업에 필요한 몇 kw용량의 발동발전기를 들여오는 것도 제 마음대로 결심하지 못하는 불쌍한 모습의 연출자도 다름 아닌 남조선 당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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