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1차 시도 때와는 달리 모비스가 아닌 글로비스가 주축이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모비스를 내세워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실패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여 모비스의 주식을 매입할 ‘실탄’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글로비스는 최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비스는 지난달 선박관리 전문 자회사에 투자를 확대하며 해운사업 경쟁력 강화를 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글로비스가 종합선박관리 전문기업 ‘지마린서비스(G-Marine Service)’의 본사 이전과 선박 운항 훈련 장비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월 인수한 지마린서비스의 사업 전문성을 높여 현대글로비스의 해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25일 현대글로비스는 해외 영업망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물류 허브(hub)인 싱가포르에 영업 거점을 신설하고 글로벌 물류·해운의 신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싱가포르 지사는 앞으로 글로벌 물류사업 확대 등을 위해 46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3자 물류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이 같은 현대글로비스의 일련의 움직임은 현대차그룹의 내부 의존도를 줄이면서 미래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 된다.

이를 통해 글로비스 가치를 높여 모비스 주식 매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여기에는 두 가지 의도가 담겼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이 오너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많은 현대글로비스를 정점에 놓는다면 풀어야 될 과제는 지배력 유지와 순환출자 고리다. 

현재 현대차의 지배구도는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로 형성돼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분율이 현재 0.7%에 불과하다. 또한 지배구조 하위권에 있는 계열사들이 현대글로비스나 현대모비스 지분을 갖고 있어 순환출자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 

결국 순환출자를 끊고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대글로비스가 ‘실탄’을 마련해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셈이다.

한편 이런 관점에서 지난달 글로비스 소속 간부가 회사의 외부 매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총 1000억 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거래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글로비스 임직원들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외부거래를 늘리기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플라스틱 유통업체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대기업 내 계열사 중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사 기준 30% 이상이고, 내부거래 규모가 연간 200억 원이나 총 매출의 12% 이상인 기업이다.

상장사인 글로비스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총 29.9%의 지분을 갖고 있어 규제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검찰은 지분율이 변동되거나 내부거래 액수가 늘 것에 대비해 글로비스 임직원들이 외부거래를 불법으로 늘린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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