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아닌 범람"→"일부 붕괴 확인" 논란… 위기 대응·부실 현장 등 지적

라오스 발전소 세남노이 댐 <사진=SK건설 제공>
▲ 라오스 발전소 세남노이 댐 <사진=SK건설 제공>

[폴리뉴스 윤중현 기자]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 중인 대형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붕괴하는 사고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집중호우에서 비롯됐지만 일각에서는 SK건설의 위기대응 과정을 지적하는 한편 부실 현장을 발견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SK건설을 비롯한 한국 건설사들의 홰외수주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우려되고 있다.

현장에 집중호우가 내리자 하류 홍수를 막도록 본댐에서 물을 가두었으나, 이를 버티지 못하고 보조 댐 쪽에서 범람하면서 댐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도로 등 주변 환경이 열악해 사고지역에 현재 진입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댐 운영 관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나온다. 댐은 안전을 위해 담수 능력 이상의 물이 유입될 경우를 예상해 미리 방류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SK건설의 위기대응도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날 라오스 댐이 붕괴됐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SK건설 측은 "붕괴가 아닌 범람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25일에는 “일부 붕괴를 확인했다”고 밝혀 논란을 확산시켰다. SK건설 측은 "23일 새벽 3시쯤 본댐(세남노이) 비상 방류관을 통해 긴급 방류를 실시해 보조댐 수위를 낮추는 작업을 벌였다"며 "23일 오후 12시 라오스 주정부에 추가유실 가능성을 통보해 주정부가 하류부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을 내렸고 오후 6시 무렵 보조댐 상부 추가 유실 및 범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서부발전은 시공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됐다. 서부발전은 25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에 제출한 ‘라오스 세남노이 보조댐 붕괴 경과 보고’를 통해 “지난 20일(현지시간) 댐 중앙에 약 11㎝의 침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22일에는 댐 상단부 10개소에 균열 침하가 발생해 복구 장비를 수배했다. 이는 댐 건설 중 자체 결함이 있었다는 뜻으로 예상치 못한 폭우로 인한 범람과 이에 따른 댐 일부의 유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SK건설 주장과는 다소 입장이 다르다.

이번 사고로 한국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 감소도 우려된다. 해외건설 입찰이 단순 가격 경쟁력이 아닌 시공 기술이 뛰어난 업체에 공사를 주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최악의 경우 수주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해외건설 수주 환경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업체에서 괴소문을 퍼뜨릴 수 있고, 악재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 기업들보다 설계능력이 떨어져 시공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입지도 위축될 수 있다.

SK건설 측은 이번 사고에 책임질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댐 붕괴와 범람은 시공사의 책임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여서 현지 당국 등의 현장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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