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연어 스테이크로 수산물 HMR 도전장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연어 스테이크를 활용한 요리 <사진=이해선 기자>
▲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연어 스테이크를 활용한 요리 <사진=이해선 기자>

[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과거 ‘수산캔’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입했지만 시장 안착에 고배를 마신 ‘연어’가 다시 한 번 식탁공략에 나선다.

국내 HMR 시장은 1~2인 가구와 고령화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출시 메뉴는 밥과 국, 육가공류 위주로 한정된 상황에서 신세계푸드가 연어를 필두로 수산물 HMR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된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푸드는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연어스테이크 4종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1997년 2000톤에 불과하던 연어 수입량이 지난해 3만 톤을 넘어선 것에 주목해 수산물 HMR 첫 메뉴로 연어를 선택했다. 특히 연어는 ‘외식메뉴’라는 인식이 강한 어종으로, 최근 국내 HMR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 HMR 시장은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대표되던 1세대와 ‘즉석밥’과 ‘레토르트 식품’이 주를 이은 2세대를 지나 ‘집 밥’을 표방하는 3세대로 성장해 왔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HMR은 3.5~4세대를 향해 가는 단계로 소비자들은 편의성과 맛, 품질 뿐 아니라 스토리를 원한다”며 “이를 위해 유명 맛 집이나 쉐프와 협업한 메뉴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출시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연어 스테이크 출시를 시작으로 수산물 HMR 사업을 확대해 2023년까지 1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내년까지 용도별, 형태별 연어 가공제품의 라인업을 늘려 현재 300억 원 수준인 연어 매출을 400억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산물의 경우 육류나 곡류에 비해 전문 가공 기술이 더 필요한 만큼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연어는 과거 HMR 시장에서 이미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전례가 있어 이번 신제품을 두고 ‘장미빛 미래’를 그리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보노보노 마리네이드 연어 스테이크 4종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 보노보노 마리네이드 연어 스테이크 4종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연어는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이 수산캔 형태인 ‘알래스카연어’를 출시하며 HMR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사조 해표, 동원F&B도 잇따라 연어 수산캔을 내놓으며 참치에 이은 ‘제 2의 수산캔’으로 주목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참치캔 대비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맛과 식감, 조리 활용도 등에서 연어캔 만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시장은 점차 쪼그라들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어캔 매출은 정점에 올랐던 2015년 대비 반 토막이 났으며 국내 수산캔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동원 F&B 역시 전체 수산캔 제품 중 연어캔의 비중은 2~3%에 그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외식으로 경험한 연어의 맛과 식감을 기대하고 제품을 구매하지만 가공식품으로 출시된 연어캔이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시장 확대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 참치보다 참치캔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참치캔을 먹으며 참치회의 맛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연어의 경우 초밥이나 샐러드 등을 통해 생물 연어를 먼저 접한 소비자들이 열을 가한 가공제품에서도 그 맛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푸드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과거 HMR 시장에서 연어의 실패 요인을 분석해 스테이크를 메뉴로 선택했다”며 “멸균과정을 거치며 본질적인 맛을 잃은 연어캔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가공을 많이 거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가공기술은 노르웨이 수산기업 리로이(LEROY)와의 협업을 통해 극복했다.

신세계푸드는 연어 스테이크에 들어가는 최적의 소스 배합 기술을 개발하고, 리로이는 연어 본연의 풍미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프랑스에서 마리네이드(고기나 생선을 조리하기 전 맛을 들이거나 부드럽게 하기 위해 양념에 재워두는 것)를 진행하는 가공 인프라를 제공해 제품이 완성됐다.

이렇게 출시된 신세계푸드의 연어 스테이크는 얼리지 않은 신선한 프리미엄 노르웨이산 연어에 4가지 소스의 풍미가 어우러져 맥주 또는 와인과 함께 즐기기 제격이다. 또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에 포장해 뜯지 않고도 데울 수 있어 누구나 간편하게 조리 가능하다.

신세계푸드는 오는 2021년까지 이천공장에 연어 가공 설비를 추가 설치하고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 그룹 내 유통채널과 홈쇼핑, 중소유통업체 등 외부 유통망으로도 판매처를 확대 할 계획이다.

또한 2023년에는 전국적인 공급망 구축과 동시에 연어 이외의 수산물 가공, 유통에 나서며 수산물 HMR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제품 출시와 함께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데블스도어’, ‘베키아에누보’ 등 외식 매장에서도 연어 메뉴들을 선보여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이미 신제품을 활용한 파스타, 피자 등 신메뉴로 연어 맛 알리기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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