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9명 중 8명, 의원 보좌 아닌 당 민생부서로”

김종대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김종대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국회 특권 내려놓기 방안인 “보좌진 1명이면 충분하다”는 선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개혁은 국회의원 개혁’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의 주요 골자는 국내 9명의 보좌관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 본인이 직접 공부하고 실력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5월 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나토(NATO) 의원 총회를 예로 들며 “300명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 의원들의 진지함과 박식함에 놀랐습니다. 사전에 많은 자료를 소화하고 회의에 들어와 곧바로 토론이 가능했으며, 회의 중에는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았다”며 “보좌관이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말씀자료 챙기고, 사진 찍고, 전화 연결하는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의 여러 나라 의원들을 만나면 하소연이 비슷하다. ‘읽고 공부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는 것. 우리의 경우 그 많은 서류는 보좌관이 읽어야 한다”며 “의원 자신은 정책을 분석하지 못하거나 안한다. 서방의 의원들은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회의를 준비하기 때문에 막상 회의가 시작되면 자신의 실력으로 발언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의 경우는 실력이 아닌 권력으로 발언한다”며 “보좌진이 1~2명에 불과한 외국 의원들이 9명의 보좌진(4급 2명, 5급 2명, 6·7·8·9급 각 1명, 인턴 1명)을 둔 한국 국회의원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회에도 예산정책처, 법제예산실, 입법조사처, 상임위 전문위원, 당 연구소, 정책위의 전문위원까지 지원제도가 넘친다. 행정부에도 국회와 협력하는 부서가 또 지정되어 있다”며 “많으면 우리가 훨씬 많았지 결코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이 제안한 것은 9명의 사무실 직원을 1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불필요한 낭비와 특권을 줄이지 않으면 국회가 개혁되지 않는다”며 “그래도 일이 잘 될 수 있다는 걸 후반기 국회에서 입증해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의원실의 정책, 정무, 홍보, 일정, 서무 기능을 폐지하겠습니다. 나머지 8명은 의원을 보좌하는 일을 할 필요가 없고, 당의 민생 부서로 가거나 지역에서 시민을 돌보는 일에 종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종대 의원 ‘국회 개혁은 국회의원 개혁’ 페이스북 전문]
국회 개혁은 국회의원 개혁

임박한 지방선거로 긴장이 고조되던 5월 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나토(NATO) 의원 총회. 300명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 의원들의 진지함과 박식함에 놀랐습니다. 사전에 많은 자료를 소화하고 회의에 들어와 곧바로 토론이 가능했으며, 회의 중에는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보좌관이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말씀자료 챙기고, 사진 찍고, 전화 연결하는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의원들이 밥 먹고 술 먹으러 가는데 운전기사가 대기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눈 먼 돈이 특수활동비라는 명목으로 봉투에 담겨 건네지는 일도 없습니다. 외국 나가면 공항에 대사가 나와서 영접을 하고 대사관 직원이 가방을 들어주는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서방의 여러 나라 의원들을 만나면 하소연이 비슷합니다. “읽고 공부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는 것. 우리의 경우 그 많은 서류는 보좌관이 읽어야 합니다. 의원 자신은 정책을 분석하지 못하거나 안합니다. 서방의 의원들은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회의를 준비하기 때문에 막상 회의가 시작되면 자신의 실력으로 발언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실력이 아닌 권력으로 발언합니다. 여당 의원은 행정부로부터 빼낸 정보로, 야당 의원은 보좌관을 쥐어짜서 하는 것이니 자신의 실력이 아닙니다. 보좌진이 1~2명에 불과한 외국 의원들이 9명의 보좌진(4급 2명, 5급 2명, 6·7·8·9급 각 1명, 인턴 1명)을 둔 한국 국회의원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혹자는 외국 의원들은 보좌진이 적은 대신 정부와 국회, 또는 당 차원에서 의원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국회에는 예산정책처, 법제예산실, 입법조사처, 상임위 전문위원, 당 연구소, 정책위의 전문위원까지 지원제도가 넘쳐납니다. 행정부에도 국회와 협력하는 부서가 또 지정되어 있습니다. 많으면 우리가 훨씬 많았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너무 많아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아는 의원도 많지 않습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국회의원이 제 할 일을 스스로 하면 됩니다. 공부도 스스로 하고 사무실 회계 정리, 전화 받는 것, 법안 서명 받고 커피 타는 일까지 의원이 직접 해야 합니다. 이렇게 불필요한 낭비와 특권을 줄이지 않으면 국회가 개혁되지 않습니다. 9명의 사무실 직원? 확 줄여서 1명이면 충분합니다. 정 모자라면 한시적으로 외부 자원봉사자 쓰면 됩니다. 그래도 일이 잘 될 수 있다는 걸 후반기 국회에서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의원실의 정책, 정무, 홍보, 일정, 서무 기능을 폐지하겠습니다. 나머지 8명은 의원을 보좌하는 일을 할 필요가 없고, 당의 민생 부서로 가거나 지역에서 시민을 돌보는 일에 종사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의원 보좌관이 아니라 시민 보좌관들입니다. 의원실은 텅텅 비더라도 의원 핸드폰 번호를 공개하면 소통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늦어도 7월 중에는 다 정리할 생각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조치들을 더해 국회의원의 특권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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