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유투버 양예원씨의 유출사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있던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가 북한강에서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9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경기도 남양주시 미사대교에서 행인이 "사람이 차에서 내려 투신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결과 차량은 최근 양예원씨 유출사진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40대 스튜디오 실장 정씨 소유로 확인됐다.

차량 안에는 정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양예원 스튜디오 성추행'이라 불린 이 사건은 유튜브 닉네임 비글커플 양예원씨가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양예원은 지난 5월 17일 자신의 SNS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로 시작하는 글과 영상을 올리고 자신이 성추행 당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양예원은 "이렇게 말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고 수없이 맘을 다잡았다. 너무 힘이 들고 죽고만 싶고, 눈물만 쏟아진다"면서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고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 아직도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말해보려 합니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양예원에 따르면 2015년 한 알바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에 지원해 '실장님'이라고 불린 사람과 계약했다. 하지만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20명 정도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노출이 심한 속옷만 입고 강압적인 사진 촬영 등 성추행을 당했다.

양예원이 들어서자 스튜디오의 문에는 이중삼중 자물쇠가 채워졌고, 밀폐된 공간에는 여성 스태프 하나없이 20명의 남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이어 '실장'은 일반적인 속옷도 아닌 성기가 보이는 포르노용 속옷을 건네며 입고 올 것을 요구했다.

당시 촬영을 거부하자 '실장님'이란 사람은 "너 때문에 저 멀리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냐, 저 사람들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할 거다. 고소할 거다. 내가 아는 PD, 감독들에게 다 말해서 널 배우 데뷔도 못하게 만들어버릴 거다고 협박했다.

양예원은 '오늘만 참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지만, 문제의 남성들은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자신의 가슴과 성기를 만졌다는 것. 양예원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죽을 수도 있겠다. 살아서 나가자 생각했다"면서 "웃으라면 웃었고 손하트 하라면 하트를 했고 다리를 벌리고 혀를 내밀라 하면 그렇게 했고, 가슴을 움켜쥐라고 하면 움켜쥐었고 팬티를 당겨 성기가 보이게 하라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양예원은 이후 신고도 하지못한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았지만, 하루도 마음이 편한 적 없었고, 늘 불안에 떨다 결국 배우의 꿈도 버렸다.

하지만 지난 5월 8일 한 야동 사이트에 양예원의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퍼진 사진을 본 수많은 사람들의 성희롱 메시지가 이어졌고, 남자친구를 비롯한 지인들의 SNS에 해당 사진이 캡쳐되어 보내지기도 했다. 이에 양예원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양예원은 "이 글을 쓰면서도 과호흡 증세가 찾아오고 눈물이 흐르며 손이 떨리고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괴롭다"면서"저를 도와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피해자들이 안 생기게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퍼트려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25일 양예원이 가해자로 지목한 스튜디오 정실장이 3년 전 양예원과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양예원의 일방적인 성추행 주장에 의문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25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정실장은 지난 2015년 7월5일부터 9월30일까지 두 사람이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복원했다.

정실장이 머니투데이에 공개한 카톡 대화 내용을 보면 두 사람은 2015년 7월 5일 처음 연락을 했다. 양예원은 모델 모집 공고를 보고, 정실장에게 연락한 후 7월 8일 첫 촬영 약속을 했고, 9월 18일까지 총 13번 약속을 잡았다. 또한 양예원이 촬영 약속을 잡아달라고 먼저 대화를 건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양예원은 두번째 촬영을 마친후 6일뒤인 7월 27일 "이번 주에 일할 거 없을까요?"라고 정실장에게 먼저 연락했다. 이에 정실장은 시간이 되는 요일을 말해달라고 했고, 양예원은 "화, 수, 목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약 30분이 지난 후 양예원은 "죄송합니다. 저 그냥 안할게요. 사실은 정말 돈 때문에 한 건데 그냥 돈 좀 없으면 어때요. 그냥 안 할게요. 갑자기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서약서는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취소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정실장이 통화를 요청했고, 두 사람은 다시 촬영 약속이 확정된듯한 대화를 했다.

이후 8월 1일에 다시 양예원은 "다음주 평일에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몇 번 더 하려구요. 일 구하기 전까지.. 일정 잡아주실 수 있나요?"라고 정실장에게 연락했다.

또 8월 27일에도 연락해 "이번주 일요일 아침에 학원비를 완납을 해야해요. 그래서 그전까지 한번은 더 해야 부족한 돈을 채우거든요. 만약 일정이 너무 안 난다면 그 다음주에 하는 걸로 하고 미리 가불되나 물어보려고요. 그렇게도 안 되면 무리하게 일정 잡아주시면 안될까요. 이도저도 안 되면 할 수 없지만요"라고 부탁했다.

양예원은 사진 유출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다. 전실장이 촬영에 응한 양예원에게 고맙다고 하자 "뭘요. 유출안되게만 잘 신경써주시면 제가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이에 정실장도 "네.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정실장은 머니투데이에 "대부분 그 친구(양씨)가 연락이 와서 돈이 필요하다고 잡아달라고 했다. 시간당 10만~15만원 정도를 줬다"며 "13번까지 진행됐다. 저는 촬영을 많이 안 잡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된 촬영이었고 컨셉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접 때 미리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첫 촬영 이후 그만 두려고 했지만, 이미 찍힌 사진의 유포를 걱정해 총5차례 촬영에 응했다고 알렸다. 또 배우 지망생이라 밝힌 양씨의 동료 이소윤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피해 사례를 고백했고, 두 사람은 서울마포경찰서에 스튜디오 사장 등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성폭력범죄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를 적용해 사건 관련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조사가 진행된 후 양씨와 이씨 등의 노출사진을 음란사이트에 유포한 유포자 B씨는 성폭력특별법상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로 지난 5월 24일 긴급 체포됐다.

또 스튜디오 실장 정씨의 경우 같은 혐의로 지난 2008년과, 지난해에도 기소유예, 약식 기소 등의 처분을 받은 전력이 알려졌다. 당시 정씨는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요구했다. 그 사이 양씨와 비슷한 피해를 봤다고 밝힌 모델은 6명, 8명으로 점점 늘어났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최초로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촬영 동호인 모집책 최모씨(45)가 구속되기도 했다.

최씨는 2015년 7월10일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스튜디오에서 양씨의 노출사진을 촬영해 유출하고, 촬영 도중 양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찍은 양씨의 노출사진은 3년 뒤 음란사이트에 유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최씨가 도망하거나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리고 이날 스튜디오 운영자 정씨가 미사대교에서 투신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6일까지 정씨를 5차례 불러 조사했다. 당시 경찰은 정씨가 노출사진을 유포하는데 가담한 단서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씨는 유포 혐의는 물론 성추행 혐의를 극구 부인했고, 마지막 5차 조사에서는 변호인을 따라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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