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소유 광고회사에 일감 몰아주며 주가를 높이고 이익을 취해”

현대자동차가 협찬하고 있는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방송 장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자동차가 협찬하고 있는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방송 장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공들여 협찬하고 있는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뼈아픈 충고를 들어야 했다. 

지난 26일 ‘미스 함무라비’ 11회 방송에서 극중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 좌배석판사를 맡고 있는 박차오름(고아라)은 NJ그룹 회장 아들인 민용준(이태성)을 향해 대기업 총수의 행태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다. 

극중 민용준은 서민들의 삶과 의식을 비판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고 하자 이에 분노를 느낀 박차오름은 상장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오너’라는 말을 서슴없이 쓰면서 그룹 총수 일가가 5%도 안 되는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행태를 지적했다.

또 총수 일가 소유의 광고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주가를 높이고 이익을 취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현재 미스 함무라비에 차량 등을 협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 ‘이노션’의 관계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발표와 맥을 같이 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으로 인해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경영권 승계를 막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를 넘는 기업이 규제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인 이노션은 본래 총수 일가 지분 100%로 설립됐으나 이노션은 2013~2015년 사이 총수 일가 지분율을 29.9%로 낮춰 규제를 피해갔다. 

규제를 피한 이노션은 이후 내부거래를 꾸준히 늘렸다. 2013년 1376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2407억 원으로 1.7배나 증가했고 비중도 4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57.08%까지 늘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행태에 대한 비판이 공교롭게도 현대차그룹이 협찬하고 있는 미스 함무라비에서 나온 것이다.

전날 이노션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현대차가 미스 함무라비를 후원하고 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알리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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