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체성‧경쟁력‧반 안철수 등 선거 패배 요인 제시…콘텐츠로 평화당 인식시켜야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어디로 가야 하나?' 제3당 활로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운데)가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어디로 가야 하나?' 제3당 활로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민주평화당은 22일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의 활로와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소속 의원들과 전문가, 지역당협위원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평화당의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며, 차기 행보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평화당의 입지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는 유창선 박사와 권오성 정치학박사가 발제를 맡고, 박주현‧유성엽‧윤영일‧정동영 의원과 고성국 박사,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조배숙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방선거는 야권의 참패로 끝났지만, 호남에서는 ‘두고보겠다’는 냉정한 유보를 했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약할 수도, 기반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호남에서 경쟁구도, 다당제 체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당의 창당 전략이었다”며 “생산적 토론을 통해 평화당이 승리의 길로 가는 방향타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적폐청산은 하지만, 개혁입법은 이뤄진게 없다”며 “우리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한다면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화당이 국민 사랑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창선, 정체성 결핍‧결집력 약화가 선거패배 원인
유 박사는 토론회에서 평화당 선거패배의 원인을 ‘정체성 결핍’과 ‘결집력 약화’로 보았다.
 
그는 “평화당은 창당 시점에서는 호남에서의 선전이 기대됐으나, 당의 존재감이 상실되면서 기대 이하의 선거결과가 나왔다”며 “당내에 정치적 자산과 역량이 있었음에도 개별적 대응으로 선거를 치렀다며, 자포자기한 상태로 선거를 치르는 것처럼 비춰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당이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느 길로 갈것인지에 대한 당의 의지와 결의를 모아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박사는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민주당-평화당 통합론’에 대해서는 “선거지표와 지지율을 보았을 때 협치는 가능할지 몰라도, 민주당이 통합이나 연정까지 할 필요를 못느끼고 있고,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지 않다. 또 선거패배를 이유로 민주당과 합당이나 통합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갈 길이 없기 때문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정치생명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평화당을 정비하고, 정부여당과의 협치를 강화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유 박사는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만, 이렇게까지 한당이 석권하는 것이 바림직하느냐는 의견들이 있다”며 “복수정당의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야당’의 이미지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한 리더십의 필요성 ▲당 에너지의 극대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합류환경 조성을 통해 독자적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가능성을 ㅁ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오성 “평화당, 반 안철수로 애매한 정당 돼…개혁정당 지향해야”
권 박사는 평화당이 선거에서 ‘호남정신’, ‘DJ정신’, ‘반(反) 안철수’를 외치면서 지지자들에게 외면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호남인들은 고작 안철수를 반대하려고 당을 만든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애매한 정당이 됐다”며 “선거 이후 현 시점부터는 확실한 정체성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민주평화연구원의 역할 부재 ▲비효율적인 당내 조직 ▲미비된 홍보 등이 주된 원인이라며 “단순한 개인의 리더십 문제로 책임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박사는 “당의 정체성이 정책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민주평화연구원은 선거에 임하면서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다”, “가장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전략기획, 조직, 홍보분야가 비활성화되면서 당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홍보나 선거 전문가들이 있었음에도 그들을 챙기지 못한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등 강한 어조로 평화당의 선거 전략을 비판했다.
 
그는 현재 한국정치가 ‘탈 권위주의’, ‘탈 반공정치’의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탈 권위주의 개혁정당 ▲당원의 자율결정권이 강화된 정당 ▲제도개혁중심 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법제도‧조세‧교육‧공직개혁’, ‘호남정신→동학민주정신으로의 탈피’, ‘지방분권과 의회양원제’,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을 이뤄내야,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동영‧배종찬 ‘콘텐츠 정당’, ‘현장 정당’ 강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평화당의 지지기반은 ‘무색무취’하다며, 인물‧색깔‧타겟층이 강조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본부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녹색당이 의외의 선전을 했다. 또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후보가 가정주부의 마음을 흔들어 지지율을 두 자릿 수로 만들었다”며 “우리의 뚜렷한 타겟, 색깔, 인물이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동영 의원도 배 본부장의 말에 공감하며 “‘현장 정당’, ‘콘텐츠 정당’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라돈 침대 문제가 발생하자 문재인 정부는 우체국이 나서서라도 우선 침대를 수거하라고 한다. 지지율의 유지 근거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문 정부는 고비가 있을때마다 현장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좌냐 우냐 이야기가 나오기보다는맨 먼저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문가 자문을 구해서 대안을 내면 대중 속에서 존재감이 생길 것”이라며 “평화당이 지향하는 민주, 평화, 민생, 개혁, 평등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답이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당 진로 놓고 다양한 의견 오가
유성엽 의원은 오는 8월 5일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과 관련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교황선출방식’으로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통상 하던대로 지도부를 교체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하는 것은 진지하지 못하다고 본다”며 “투트랙으로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고성국 박사는 전통적 방식으로는 정치의 미래를 구상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박사는 “계속 그자리에 있으면 비슷하게 봐왔던 정치인으로 전락한다”며 “민영삼 의원처럼 마케팅을 달리하는 발상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일 의원은 “국민의당이 통합되기 이전 당시 안철수 대표에게 ‘당이 말만 앞세우고,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갈라섰는데, 우리당이 그 행태를 버어나지 못했다”며 “스피드하고 순발력있게 판단하지 못했단 점에서 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3당으로서 키 보팅을 쥘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연정은 평화당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민주당으로부터 연정 제안이 올 경우 긍정적 검토를 당부했다.
 
박주현 의원은 “범호남 민심이 경쟁 구조를 바라고 있다”며 “평화당이 민주당과 승자독식 구도, 정치 구도, 경제구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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