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대구 시민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에 최근 환경부가 수돗물 수질감시 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산대 산학협력단 연구보고서 등에 따르면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하는 대구 수돗물의 과불화화합물 농도는 78.1나노그램(ng)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서울 수돗물의 15ng과 비교해 5배 가량 높다.

부산은 대구보다 더 높아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리터당 109n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2일 TBC 대구방송 보도에 따르면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문산정수장 2곳에서 발암물질과 신종 환경 호르몬이 나왔다.

TBC는 단독 입수한 대구상수도사업본부'과불화화합물 대책'이란 내부 문건에는 지난달 21일과 24일 매곡과 문산취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가 낙동강 원수는 152.1~169.6, 정수된 수돗물은 139.6~165.6ppt로 나타났다.

과불화옥탄산 경우 낙동강 원수는 12.1~19.9, 정수된 수돗물은 13.5~16.5ppt까지 검출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과불화화합물을 먹는 물 수질 기준으로 설정한 나라는 아직 없으며 권고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캐나다 기준치 600ppt나 스웨덴 기준치 900ppt보다는 낮지만 호주 기준치 70ppt보다는 두 배 정도 많은 수치다.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은 별도의 기준이 없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이라는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과불화화합물은 지난달 29일 환경부가 라돈과 함께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물질이다.

주로 표면보호제로 카펫, 조리기구, 종이, 소화용품, 마루광택제 등에 쓰이며 방수효과가 있어 등산복 등에 사용한다. 동물실험에서 체중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액응고시간 증가,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신종 환경 호르몬으로 과불화옥산탄은 발암 물질로도 분류됐는데 몸 속에 쌓여 생체 독성을 유발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과불화화합물이 고도 정수 처리를 거쳐도 10~15% 정도만 제거되고 끓이면 농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과불화옥탄산에 대한 기준이 없으며, 기준치가 나라마다 달라 낙동강 원수와 대구시 수돗물에서 검출된 양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우려 수준은 아니나 선제 대응 차원에서 과불화화합물을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정부(2008.2. ~ 2013.2.)가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한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수질은 급격히 악화됐다.

4대강 사업은 수질 개선, 가뭄· 홍수 예방 등을 기치로 내걸고 22조 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됐지만, 해마다 4대강 유역에서 녹조가 창궐해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물고기들의 떼죽음 사례는 물론 16개 보에 가로막혀 거대한 호수가 된 곳에는 큰빗이끼벌레까지 창궐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2012년 10월 금강에서는 충남도 추정 30만 마리의 물고기 집단 폐사 사건이 일어났고, 낙동강, 영산강에서도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일상화됐다. 2014~2015년에는 이전까지 강 본류에서 볼 수 없었던 큰빗이끼벌레가, 2015부터 2017년에는 4급수 지표 생물인 실지렁이, 붉은색깔따구 애벌레가 창궐했고, 2016년 2월에는 기생충에 의한 어류 폐사가 일어났다.

지난 2014년에는 4대강 사업지역 곳곳에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다시 창궐해 수질악화가 심각해 대구환경청은 2014년 7월에 이어 10월 낙동강 칠곡보 구간에 조류경보 '출현알림' 단계를 발령했다.

대구환경청은 당시 두 주간 실시한 수질측정에서 칠곡보 구간의 클로로필a는 각각 20.5와 28.1마이크로그램, 남조류 세포수는 1,100개와 875개로 조사돼 출현알림 기준인 15마이크로그램과 500개를 모두 넘어섰다고 밝혔다.

강정고령보 구간도 클로로필a(46.8마이크로그램)와 남조류 세포수(2460개) 모두 출현알림 단계의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두차례 연속 기준치를 넘어서지 않아 조류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이 2014년 10월 낙동강 창녕함안보 옆 선착장과 창녕 남지대교 교각 아래 낙동강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한데 이어 대구환경운동연합도 강정고령보 강정고령보 화원나룻터 일대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찾아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도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사이 함안창녕보에서 5㎞ 아래인 임해진 나루터, 낙동강 지류인 남강 송도교 근처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수백에서 수천 마리가 집단으로 모여서 살아가는 외래종 동물로 금강에 이어 영산강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수질이 오염되고 유속이 정체되는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큰빗이끼벌레는 인체나 환경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양이 흉측하고 악취를 풍겨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순천시 만경강 백구제 수문 주변에서 큰빗이끼벌레 덩어리 수십여개가 발견돼 환경연합측이 대책을 촉구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주로 수질이 오염되고 유속이 정체되는 호소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외래 태형동물로 1990년대 배스 등 외래 물고기종과 함께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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