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타파 증명한 민주당...‘박정희 신화’ 경북 구미까지 승리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151곳을 석권했다. ⓒ네이버 6.13 지방선거 개표

지방분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6.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26곳 가운데 151곳을 석권하며 새로운 지방분권시대가 열렸다.

14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51곳(66.8%)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53명을 배출하며 침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다. 

또 민주당이 선거운동 기간 공을 기울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선전했다. 부산에서는 전체 16개 구청장 가운데 13곳을, 경남에서는 전체 18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창원을 포함한 7개를 차지했다. 울산에선 5개 기초단체장 모두를 휩쓸었다.

경북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경북 구미에서까지 당선인을 배출해냈다.

▲서울, 강남 3구 달라진 양상
앞서 밝힌 바처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강남 3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남구청장 선거에서 정순균 민주당 후보는 46.1%(12만928표)를 얻으며 2위인 장영철 한국당 후보 40.8%(10만7014표)를 1만3914표 차이로 이기며 당선인 신분에 올랐다. 특히 정순균 강남구청장 당선인은 민주당 최초의 강남구청장으로 기록됐다.

송파구청장 선거는 박성수 민주당 후보가 박춘희 한국당 후보를 크게 앞서며 송파구청장 당선인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개표 결과 박성수 후보는 57.0%(19만5055표)로 박춘희 후보 37.4%(12만7882표)에 6만7173표 앞섰다. 박성수 후보가 당선인 신분으로 올라가면서 민주당은 16년만에 송파구를 탈환했다.

민주당은 서울 25곳 가운데 서초구에서만 자유한국당에게 자리를 내줬다. 서초구 현 구청장인 조은희 한국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것. 지난 13일 개표 초반 이정근 민주당 후보와 조은희 한국당 후보는 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12시가 넘어가며 조 후보가 당선이 유력해졌다.

그 결과 조 후보는 52.4%(11만7542표)를 얻으며 이 후보 41.1%(9만2154표)에 2만5388표차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이 서초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이번 제7회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보수정당의 ‘강남불패’ 신화를 깨트렸다.

▲민주, 경기서도 압승...접경지 승리
경기도 기초단체장 개표 결과에서도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경기 31곳 가운데 민주당은 연천군과 가평군을 제외한 29곳에서 후보자를 배출했다.

특히 민주당은 인천 기초단체장 10곳 가운데 9곳을 가져갔다. 한국당은 강화군수만을 지켜냈다. 

강화군수 선거에서 민주당은 3위를 기록하며 인천 가운데 이곳에서만 약세를 보였다. 유천호 한국당 후보가 43.2%(1만6861표)를 얻으며 이상복 무소속 후보 30.2%(1만1761표)에 5100표 차로 승리했다. 한연희 민주당 후보는 26.6%(1만382표)를 얻으며 아쉽게 3위에 그쳤다. 이상복 무소속 후보는 강화군수 재선에 도전한 인물이다.

경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눈여겨볼만한 지역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다. 대체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경기북부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강세를 보였다. 

경기 파주시장 선거는 최종환 민주당 후보가 약 2배에 달하는 표차로 승리했다. 최 후보는 60.8%(11만6023표)로 박재홍 한국당 후보 29.3%(5만5958표)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보수후보 강세가 두드러진 포천에서도 민주당은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2016년 5월 보궐선거에서 포천은 한국당에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박윤국 민주당 후보는 52.1%(3만5993표)를 얻으며 민주당에선 처음으로 포천시장에 당선됐다.

다만 민주당은 접경지인 연천군수 선거에선 아쉽게 패배했다. 김광철 한국당 후보가 52.2%(1만2655표)의 득표를 얻으며 왕규식 민주당 후보 47.8%(1만1574표)를 앞섰다.

가평과 양평은 접전 지역으로 꼽혔지만 가평은 한국당이, 양평은 민주당이 겨우 승리를 거뒀다. 가평군수 선거에서 김성기 한국당 후보는 45.1%(1만5531표)를 받으며 정진구 민주당 후보 40.6%(1만4002표)에 1529표차 앞서며 당선됐다.

양평군수 선거에선 민주당이 위태롭게 승리를 거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양평군수에 당선된 정동균 민주당 후보는 37.2%(2만2222표)로 한명현 한국당 후보 36.0%(2만1484표)에 불과 738표 앞섰다.

▲유일한 보수텃밭 대구‧경북...구미 이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한국당은 제1야당임에도 기초단체장 53명 만을 배출시켰지만 대부분이 대구‧경북에 쏠렸다.

특히 대구 기초단체장 8곳에선 민주당의 진입을 막아섰다. 당초 민주당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역구인 수성구에 기대를 걸었지만 대구 진입에 실패했다.

대구 수성구청장 선거에서 김대권 한국당 후보가 56.0%(11만6422표)로 남칠우 민주당 후보 44.0%(9만1481표)를 2만4941표 차로 누르면서 대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했다.
 
하지만 대구에서 민주당은 6곳의 지역에서 30%가 넘는 득표를 얻어내며 향후 진입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경북의 경우 구미의 이변이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슈가 됐다. 보수색채가 강한, ‘박정희 신화’의 도시에서 장세용 민주당 후보는 이양호 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지방선거 최대 이슈를 만들어냈다.

장 후보는 40.8%(7만4917표)를 얻으며 이양호 후보 38.7%(7만1055표)에 3862표를 얻으며 경북지도에서 유일하게 파란색을 칠했다.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은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미시의 브랜드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미시의 박 전 대통령 관련 기념사업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사업 타당성 검토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변화 신호탄 ‘부·울·경’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유세과정에서 당 지도부를 앞세워 부산·울산·경남을 전략 유세지역으로 꼽았다. 대구·경북에서 보수가 강세를 보인가운데 부·울·경에서만큼은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민주당은 부·울·경에서 의미있는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부산광역시 기초단체장 선거 16곳 가운데 13곳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한국당은 부산 수영구와 서구에서만 승리했다. 

당초 부산은 한국당 계열의 보수진영이 독식하던 지역으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완승을 거둠에 따라 부산은 23년 만에 지방권력의 교체가 이뤄졌다. 

울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일명 ‘싹쓸이’ 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5곳을 싹쓸이 했지만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일명 울산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울산 중구는 지속적으로 보수 성향의 구청장을 배출했지만 이번엔 민주당 박태완 후보에게 손을 들어줬다.  

다만 울산에서도 중구, 남구, 울주군수에서만큼은 압도적 승리가 아닌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남구청장은 김진규 민주당 후보가 43.8%(7만4697표)로 서동욱 한국당 후보 43.0%(7만3332표)에 0.8% 승리를 이뤘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한국당 후보가 개표과정에서 접전을 펼친 경남의 경우 민주당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볼모지인 경남에서 민주당이 약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경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8개 시·군에 모두 후보를 냈으며 창원시·고성군·김해시·거제시·양산시·남해군 등 중·동부권 대도시와 연안 시·군 6곳에서 승리했다. 이중 김해를 제외한 5곳은 민주당이 첫 승리를 따냈다. 

비록 민주당이 경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당초 목표인 8곳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경남의 정치지형 균형을 맞추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구 수가 높은 창원시(106만 명), 김해시(55만 명), 양산시(33만 명)에서 승리해 경남인구 340만 명의 57%가량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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