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협치 위해 민주당에도 손 내밀 것”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 ⓒ원희룡 후보 캠프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원 후보 측이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선거전략’이라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지난달 16일 원 후보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도민들이 원한다면 4년간 당직을 갖지 않겠다”라면서도 “하지만 도민들이 명령한다면 민주당에도 입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민 의견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원 후보는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모식 당시 논평을 통해 “가장 인간적인 대통령으로서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모두의 정치를 했던 정신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올린다”며 “정치를 하는 동안 가장 부끄럽고 후회되는 순간 중 하나는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탄핵 때 당론에 매몰돼 찬성표를 던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원 후보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원 후보 측은 1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일축했다. 원 후보 측은 “우원식 민주당 전 원내대표의 ‘우리 당에 오시라’는 덕담에 덕담형식으로 받아들인 것 뿐”이라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 추모식 당시 논평에 대해선 “원 후보가 정치하면서 가장 후회스럽다고 생각한 순간 이었다”며 “민주당 입당과의 연결이 아닌 정치적 개인사일 뿐이다”라고 답했다.

반면 문대림 후보 측은 원 후보의 민주당 입당설에 대해 “완전한 선거 전략이며 (도민을 상대로 한) 사기에 가깝다. 원 후보는 민주당에 들어올 생각도 전혀 없는 사람이다”라며 “도민들에게 ‘원희룡 후보가 민주당에 오면 좋지’라는 생각을 심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선거 술책이다. (원 후보가) 극단적 방법을 썼다. 벼랑 끝 전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31일 제주시 출정식에 나선 원희룡 무소속 후보 ⓒ원희룡 후보 캠프

▲침묵하는 차기대권후보 ‘원희룡’
향후 차기대권주자로 꼽히기도 하는 원희룡 후보는 ‘민주당 입당설’에 대해 지난 16일 발언 이후 본인의 발언을 통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향후 노선을 위해선 제주도지사 승리가 필요하며 문 후보와 접전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여권의 표를 흡수해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무소속의 노선을 밟은 원 후보는 지난달 31일 제주시 출정식에서도 “도민들만 보고 도정을 운영할 것이다. 민주당, 녹색당을 비롯해 여야정당을 뛰어넘어 도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지난 도정 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협치를 제대로 하겠다. 도정 운영의 제1원칙으로 협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 민주당에도 손을 내밀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민을 위한 ‘통합정치’를 강조한 부분이지만 일각에선 향후 노선을 정하기 위한 ‘초석’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교수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제주는 현재 여당에 친화적인 표밭이다. 굳이 원 후보가 부인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원 후보의 꿈은 제주도지사에 머물지 않는다. 이건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라며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원 후보의 향후 노선에 대해 전망했다. 또 그는 “지금 민주당 입당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 것은 선거 전략상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부인해서 초 칠 필요가 뭐 있겠나.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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