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 바로 경남지사 선거다. 통상 최대 승부처로 꼽히던 수도권 선거가 여당 승리가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관심의 축은 경남지사 선거로 옮겨 붙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이 전력투구해 국회를 통과시킨 드루킹 특검의 한 가운데 김 후보가 존재하고 있다.

그를 정치적으로 사망시키기 위해 한국당이 몰아붙인 드루킹 특검은 오히려 그를 차기 대선주자급 반열로 올려놓았다. 김 후보의 캠프가 사실상 대권 준비팀으로 꾸려졌다느니 차기 대권주자로서 훈련중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김경수 후보의 선대위 발족식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우상호․김진표․이인영․박광온․전해철․설훈․박영선 의원이 맡았다. 우상호, 박광온 의원만 빼고 8월에 열릴 전당대회에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인물이 5명이나 참여했다. 다른 예비당권주자들도 참여하고 싶었지만 배제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김경수 대망론’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이제 김 후보는 더 이상 한 명의 정치인이자 광역단체장 후보가 아닌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여론조사도 김 후보에 대한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드루킹 특검이 국회에 통과된 이후 김태호 후보와 격차는 두 배 이상으로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최소한 경남도민들은 그를 한명의 광역단체장 후보로 보는 게 아닌 중앙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그릴 수 있는 인사로 보고 있는 셈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로 경남에서만 존재감을 갖던 그가 한국당이 드루킹 특검을 지방선거 정국에 전면에 내세우면서 역으로 정치적으로 큰 인물로 키워주고 있는 셈이 됐다. 특검의 결과에 따라 김 후보의 정치적 운명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인지도’로 먹고사는 정치인 운명상 그는 이제 더 이상 한명의 친문 정치인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정치인이 됐다.

김 후보에 맞서는 인물도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붙어 그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당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에 앞장서서 지원을 하고 있다. 한때 경남 대표 주자에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됐던 김태호 후보가 그의 맞상대다. 만약 지금 여론조사 추이대로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트 문재인’을 준비해야 하는 친문 주류에서 더할 나위 없는 인물이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던 인물들은 비문에 비주류 인사들로 친문 주류 지지자들에게 마땅한 대선 후보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차기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주자로 분류됐지만 미투운동으로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끝이 났다.

차기 대선 도전이 유력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는 경선과 지방선거를 치루면서 비문․비주류로서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문 대통령과 함께 경선을 치렀던 최성 전 고양시장은 고양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차기 대권 주자 경연의 장인 서울시장 민주당 경선이 박 시장 후보로 싱겁게 끝난 배경에는 마땅한 친문 주류 후보가 없었다는 점이 크게 한몫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경우 ‘친문’ 전해철 전 의원에 맞서 승리했지만 친문 주류 지지자들로부터 민주당 후보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친문 주류 진영내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던 참에 한국당이 ‘드루킹 특검’에 올인하면서 ‘김경수’라는 인물을 키워 오히려 여권에서는 감사를 표해야한다고 말할 정도다. 홍준표 당 대표가 지방선거를 치루면서 가벼운 입으로 인해 여당의 ‘X맨’이라는 여권 내 조롱이 한국당에서는 더 이상 조롱이 아닌 ‘저주’로 느낄만하다.

한국당이 스스로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최근 경남지사 선거를 치루면서 ‘김경수 죽이기’는 노골화 되고 있다. 여의도에서는 영남에서 보수의 운명을 건 한국당과 친문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본능적으로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차기 친문을 대표하는 여권내 강력한 대권주자를 부상할 수 있다는 그리고 그 원죄가 본인들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기조에 깔려 있는 셈이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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