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美中 전략경쟁으로 보는 시각, 北에 ‘친미 베트남식 노선’ 선택 요구 담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내달 12일 열릴 북미정상회담 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 과정에 중국의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주목된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체제 안전 보장’을 확실히 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한에게 중국과의 관계를 통한 ‘비핵화’ 후 체제안전 획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북한에게 ‘친미 베트남식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는 요구와 압박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 모두발언 후 중국이 북한에게 미국과의 관계에 부정적으로 얘기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기 보기에 김정은이 두 번째 시 주석과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거에 대해 나는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에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내가 알 수는 없다”며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도박사, 포커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간의 ‘게임’이라는 입장도 보였다.

나아가 “중요한 것은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그 두 번째 시 주석과 김정은의 만남에 대해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단독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는 뜻을 에둘러 나타냈다.

이어 “그래서 문 대통령께서 그 의견에 대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지금 말해도 좋을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아마 문 대통령께서는 조심하셔야 될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북한과 바로 옆에 사시니까. 곤경에 빠뜨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이라고 북한과 중국의 입장을 배려해야하는 우리 쪽의 애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 쪽에서의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한반도,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의 일환으로 이번 북미회담을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문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 후 나온 청와대 브리핑에서 잘 드러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을 뺀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카드를 수면 위로 올려놓은 것이다. 이는 ‘중국은 빠져라’는 외교적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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