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류 상대로 승리했지만 비주류 ‘설움’ ‘전해철 당권 도전설’에 선거 지원 발걸음 ‘뚝’

<사진 = ⓒ폴리뉴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는 압승 분위기지만 적군보다 아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다. 본선은 당선이 불 보듯 훤한데 아군들의 어깃장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4월 20일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과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경선에서 승리한 지 무려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캠프 구성도 지지부진하고 개소식 날짜도 못 정하고 있다.

반면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4월 27일 확정된 가운데 5월 17일 다수의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고 지지자들도 1000여 명이 모여 성황리에 개소식을 가졌다. 참석자 면면을 보면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을 비롯해 홍영표 원내대표 등 친문 전현직 원내 지도부 2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선거총괄본부장은 친문 황희 의원이, 대변인은 비례대표 제윤경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이 친문 핵심으로 확실하게 세과시를 하는 것을 목도한 ‘비문’ 이재명 후보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중 한 명인 전해철 후보를 누르고 도지사 후보에 올랐고 당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이 그에게 ‘루비콘 강’에 서 있게 만들고 있다.

겉으로는 전 의원이 이재명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두 사람의 앙금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모양새다. 전 의원측은 지난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를 비하한 트위터(08__hkkim) 계정주를 선관위에 고발했다. 전해철 캠프에서는 주인이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가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또한 전 의원을 지지하는 친문 논객들은 최근까지도 일간지 광고를 연달아 내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광고를 게제 해 사실상 이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이재명을 찍느니 차라리 남경필을 찍겠다’고 사실상 경선 불복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전 의원은 ‘경선 불복 여론’이 일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다음날인 5월11일 페이스 북을 통해 “두 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계정의 선거법 위반소지에 대해 선거 조사 의뢰를 한 것이지 이재명 후보와의 연관성을 두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트위터가 이용자 정보 제출을 거부하면서 조사 자체가 답보상태다.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통상 다른 당 후보와 경쟁에서도 선거과정에서 고소․고발은 선거가 끝나면 해소하는 게 예의다. 하물며 같은 당 소속 후보끼리 고소․고발 건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트위터 본사가 확인을 해주지 않는 이상 계정주를 밝힐 수도 없다.

전 의원이 ‘지원하는 것도, 안하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태도는 경기도당과 중앙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 경기도당 위원장이었던 전 의원이다 보니 도지사 후보 캠프와 도당이 따로 돌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경기도 소속 민주당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심지어 보좌관들조차 파견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선거 캠프 인적 구성이 더디다 보니 개소식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김경수 선거캠프 대변인은 현역 의원이 맡고 있지만 경기도지사 출마한 이 후보 대변인은 원외인사로 꾸렸다. 이처럼 현역의원과 보좌진들이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기를 꺼리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당초 전해철 의원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나설 때만도 당권 도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최근 전 의원측에서는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설을 흘리고 있다.

전 의원이 만약 당권 도전을 한다면 마땅한 친문핵심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 대표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경기도 현역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21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당 안팎 인사들이 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차기 당 대표가 2020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이 후보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묘한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차기 대선에서 승리는 요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노․친문을 대표하는 주류 후보에게 승리했지만 ‘루비콘 강’에 서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 서글픈 정치 현실은 전 의원은 자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라고 이 후보의 등을 떠밀고 있다는 점이다. 주류에 맞서 승리한 비주류의 설움을 톡톡히 맛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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