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역대 운운 브리핑이 고위급회담 취소 빌미 제공"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前 통일부 장관) (사진/연합)

북한이 16일로 예정돼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정치권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이 얘기한 것은 좀 엇박자가 난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이제 미국도 비핵화 달성하기 위해서는 볼턴 입단속도 시키고, 무슨 식이다, 무슨 식이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가 중요하니 굳이 그렇게 반발하는 리비아 식이라는 말도 좀 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 사태, 4개 지뢰밭 중 하나 터진 것"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1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최소한 네 개의 지뢰밭이 있다"며 "(이번에는) 볼턴이라는 지뢰가 하나 터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서 4개의 지뢰밭이란 "볼턴을 비롯한 강경파 네오콘, 민주당, 진보 언론 등 반(反) 트럼프 대통령파,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아베 일본 총리,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보수 여론, 보수 야당도 지뢰밭에 해당한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정동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참모가 존 볼턴 NSC 보좌관"이라며 "5월 10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에 갔다 온 뒤 북쪽의 반응은 만족한다는 거였는데 13일 볼턴 보좌관이 방송에 나가서 보상은 없다, CVID,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등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를 계속 했으니 거기에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볼턴이 북핵 회담을 날려버리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는 문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간절히 듣고 싶은 상호존중이라는 표현을 써 미국으로부터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한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대목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 미 공공외교 강화해야"

정 의원은 두 번째 지뢰로 지목한 반(反) 트럼프 대통령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걸 못미더워하고 또 이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서 "실패해야 한다 이런 정서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공공외교가 필요하다"면서 "그 점에서는 우리 정부가 좀 소홀하게 취급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사실 제가 청와대에다가도 국회에 좀 요청을 하라. 국회에서라도 뛰어가서 미국 민주당 의원들도 주로 만나고 언론도, 전문가들도 접촉해서 충분히 설명을 하고 하는 공공외교를 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 두고 보는 형편"이라면서 "트럼프가 하는 일은 뭐든 안 된다는 기류가 사실 워싱턴 내에 강한데 역설적으로 우리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잘하기를 응원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브리핑이 빌미 키워...그럴 필요 없었다"

정동영 의원은 "공군 훈련인데 여기에 국방부가 브리핑하면서 역대급 운운하면서 이번에 최초로 스텔스 전투기들이 8대가 참가한다 이런 발표를 했다"면서 "쓸데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훈련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이게 공격훈련이 아니고 방어훈련이다는 설명이 필요했다"면서 "북한이 대북 선제타격용 훈련을 하는 것, 이것은 판문점 선언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나온 것에는 국방부의 실책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훈련도 아니고 사실상 그동안 해왔던 훈련의 한 일환이었다"는 진행자의 말에 정 의원은 "그렇기는 한데 올해 처음으로 공격용 전투기가 대거 참여한 것을 발표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위급회담 취소, 주도권 싸움의 일환?

정동영 의원은 "북한의 입장은 판을 깨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다, 이쪽에 무게중심을 더 실어야겠다"는 진행자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겠다는 것"이라며 "군사적 위협 해소와 관련해서 이번 맥스선더 훈련은 북으로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체제 안전 보장, 그 얘기보다는 계속해서 문턱을 높이고 의제를 넓히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인권 이야기까지도 나오는데 인권 문제도 물론 중요한 문제지만 이번은 북핵 문제지, 북한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여러 가지 이슈를 테이블에 올리는 볼턴 보좌관의 언행이 결국 이런 문제를, 이런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면서 "우리가 중심을 잡고 확실하게 줄 건 주는 것을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내야 한다"면서 "간접적인 언급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북이 요구하는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들이 안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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